새천년 미프로농구(NBA)를 지배하려면 「듀오체제」를 갖춰라.80년대 NBA 우승의 원동력이 트로이카 체제였다면 90년대부터는 듀오체제다. 카림 압둘 자바, 매직 존슨, 제임스 워티를 앞세워 3차례나 왕좌에 올랐던 LA 레이커스와 래리 버드, 케빈 맥해일, 로버트 패리쉬가 활약한 보스턴 셀틱스의 영광은 80년대에 이뤄진 것.
그러나 90년대 들어 시카고 불스는 마이클 조던과 스코티 피펜 쌍두마차를 앞세워 NBA를 지배했다. 더구나 지난 시즌 불스왕국이 무너진 뒤에도 챔피언전에 오른 팀들도 두명의 걸출한 스타에 의존한 플레이였다. 챔피언팀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포워드 팀 덩컨, 센터 데이비드 로빈슨을 앞세워 시카고의 권좌를 물려 받았다.
이에 맞섰던 뉴욕 닉스 역시 가드 라트렐 스프리웰과 앨런 휴스턴 듀오의 외곽포와 골밑돌파로 챔피언을 노렸다. 반면 지난 시즌 센터 샤킬 오닐, 가드 코비 브라이언트에다가 슈팅이 좋은 포워드 글렌 라이스를 보강한 LA 레이커스는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쳤다. 하킴 올라주원과 찰스 바클리 듀오에 스코티 피펜까지 가세시킨 휴스턴 로케츠도 마찬가지였다.
전문가들은 수비의 비중이 높아진 90년대 이후의 NBA서는 많은 스타플레이어가 오히려 팀전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공격력이 뛰어난 3명의 스타들이 서로 기회를 잡기 경쟁을 벌이다가 역할분담도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충돌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휴스턴의 경우 올라주원과 바클리라는 걸출한 기둥들이 버티고 있어 피펜이 설 자리가 없었다.
올시즌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가 예상한 NBA 팀랭킹서도 「듀오체제」를 갖춘 팀들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돼 있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전 진출팀 샌안토니와 뉴욕 외에도 동부콘퍼런스 최강팀으로 꼽히고 있는 마이애미 히트는 알론조 모닝-팀 하더웨이가 버티고 있고 유타 재즈 역시 칼 말론과 존 스탁턴 콤비를 앞세워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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