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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식투자] 패턴, 원칙 알아보기

입력
1999.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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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군단」에게 외국인은 넘지못할 일종의 벽인지도 모른다. 외국인은 실패를 모르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인식되며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우리 증권시장이 외국인에게 처음 개방된 것은 올해로 만8년째. 지난해 5월부터 일부 공공법인을 제외한 모든 주식에 대한 투자한도가 전면자유화한 지금 외국인투자가는 국내 증시를 지탱하는 한 쪽 날개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현재(10월29일기준) 외국인 주식투자 규모는 시가총액(약 271조원)기준으로 약 20.6%인 55조8,400억원대. 97년 시가총액의 14.6%에 그치던 것이 98년 투자한도 자유화를 기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최근들어서 국제금융시장 동조화추세가 뚜렷해져 미국이나 일본증시와 시차없이 호흡하게 되면서 외국인들의 움직임은 국내 기관및 개인투자가들의 촉각을 민감하게 자극하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패턴과 원칙은 무엇이며 우리가 흡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 외국펀드의 종류및 투자규모

지난해 6월 중순. 잠잠하던 증시에 갑자기 냉기가 끼쳤다. 한 외국계 펀드가 5,000억원 규모의 매도물량을 쏟아내면서 단숨에 주가를 14.6포인트나 끌어내린 것. 증권업계는 헤지펀드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헤지펀드는 현물시장에서의 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해 가끔씩 선물시장에서 게릴라성 대규모 프로그램매도물량을 쏟아내 개미군단을 울리기도 한다.

외국계 펀드는 크게 뮤추얼펀드나 미국내 최대 연기금펀드인 캘퍼스펀드와 같은 중·장기펀드, 퀀텀펀드류의 단기성 펀드로 나뉜다. 업계측은 증시 외국계자본의 약 20%를 헤지성 펀드로 추정하고 있다. 투자권역을 기준으로 보면 전세계 금융시장을 투자처로 한 글로벌펀드와 아시아지역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 리저널펀드 등으로 나뉘는데 투자사(FUND HOUSE)의 시장분석을 통한 자산분배 비율조정에 따라 동남아나 유럽 남미, 혹은 대만, 홍콩 등 권역별 투자처를 이동한다.

■ 투자 매커니즘과 원칙

외국인들의 투자기법이라고 특별한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외국계 펀드매니저들의 대체적인 지적. 원칙을 좇는 투자, 교과서적인 투자가 외국인 투자의 뿌리로 이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펀드맨틀 투자」. 투자대상 기업의 철저한 내재가치 분석을 기초로 한 투자전략을 말한다. 종목을 선택하는 매커니즘은 세계 경제전망과 한국경제 분석 토대위에 해당업종의 시장성과 성장성을 예측하고, 대상기업의 내재가치및 기술력 등을 따져본다는 것. 이를 통해 투자적격으로 판단되면 「바이 앤 홀드(BUY & HOLD)」 즉, 장기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시황에 흔들리거나 장세의 흐름을 좇는 것이 아니라 기대수익이 날 때까지 길게는 1~3년간 기다린다. 한 외국계 펀드매니저는 『미국의 금리가 연 4%대임을 감안하면 1억원을 1년동안 투자해서 1,000만원(10%)을 벌더라도 금리보다 나은 투자수익을 올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물론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데도 무작정 보유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들은 투자사가 정한 펀드운용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의무를 진다. 예를 들어 주가가 특별한 이유없이 내려 손절매 데드라인을 넘기면 반등가능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반드시 파는 「스탑로스(STOP-LOSS)」전략을 구사한다.

■ 어떤 종목을 고르나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에 대한 편식성은 정평이 나 있다. 9월말 현재 외국인이나 외국계펀드가 30%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기업은 19개업체. 하지만 단 한 주의 주식도 보유하지 않은 기업도 300개 이상이나 된다. 종목 선택의 원칙에 있어서도 성장성과 투명성 기술력 등 원론적인 잣대가 동원된다. 이들 중 가장 중시하는 종목선택의 기준은 시장지배력과 기술력. 즉 업계 선두주자이면서 국제적으로 기술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투자대상 0순위로 꼽는다. 한국시장 지배력이 높은 한전이나 포철 등 분야별 대표업종과 D램시장의 선두격인 삼성·현대전자, 의료기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메디슨 등 성장성있는 업체를 선호하는 것. 한 국내 펀드매니저는 『외국인들이 국제적인 시장정보에는 비교적 밝지만 국내 정보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면모를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인 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을 꼼꼼하게 따진다. 기업의 성장성이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과 능력에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 이 밖에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소액주주를 중시하는 기업들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원칙이나 방식이라고 새로울 것은 없다. 국내의 한 투자분석가 K씨는 『포트폴리오 구성상 외국인과 우리 기관들의 차별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굿모닝증권 하성원(河盛元)국제부장은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무턱대고 샀다가 조금 올랐다고 원칙없이 팔거나 오르지 않는다고 단기간에 팔아버리는 식의 조급성 투자습관이 문제』라며 외국인의 펀드맨틀-장기투자를 배울 것을 조언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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