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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문건파문] 시간대별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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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문건파문] 시간대별 재구성

입력
1999.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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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은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제보자가 공개됨으로써 서로간의 「주장」만 이어지던 「언론대책」문건의 실체규명에 전기가 마련된 날이었다. 그런만큼 여야는 하루종일 숨가쁘게 돌아갔다. 이날 상황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한다.● 오전9시30분-낮12시

오전 9시30분 여의도 이종찬(李鍾贊)부총재 사무실에서 최상주(崔相宙)보좌관과 이도준(李到俊)기자가 만났다. 최보좌관의 다그침에 이기자는 『문건을 복사해 가져가긴 했지만 제보하지는 않았다』고 발뺌했다. 같은 시간 한나라당 당사에서는 이를 까마득히 모른채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었다. 오전 11시 3당 총무회담에서는 『제보자를 먼저 밝히라』는 국민회의의 조건을 한나라당이 거부, 협상이 깨졌다. 국민회의는 이후 고위당직자회의서 국정조사를 수용하되 조사대상에 제보자를 포함시키기로 한발 물러섰다.

● 오후2시-3시30분

오후 2시께 이기자가 국회 총재실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찾아와 자신이 제보자임을 밝혔다. 이기자는 『여권이 내가 제보자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여야가 대화로 파문을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기자는 정형근(鄭亨根)의원의 주장과는 달리 이강래(李康來)씨가 문건 작성자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때부터 이총재의 숙고가 시작됐다.

3당 총무는 이 시간 국정조사를 위한 회담을 하고 있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 146호실에서 의원총회 준비를 하고있었다. 3당 총무회담은 결국 제보자 채택여부를 놓고 결렬됐다.

● 오후3시30분-5시

한나라당은 밤샘 농성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기자는 한나라당 분위기가 강경하게 돌자 다시 최보좌관을 찾아가 자신이 제보자임을 털어 놓았다. 최보좌관을 이를 이부총재에게만 보고했다.

4시30분께 이총재는 총재실에서 고민한 끝에 급히 정의원을 찾았다. 본회의장에 있던 정의원은 총재실로 가다 도중에 기자들을 만나 시간을 지체했다. 기다리다 못한 이총재는 직접 본회의장으로 정의원을 찾아나섰다. 몇번 길이 엇갈린 끝에 두사람은 총재실에서 만났다.

●오후5시-밤11시

곧바로 윤여준(尹汝雋)여의도연구소장 등이 핵심참모들이 총재실로 달려왔고 이때부터 마라톤 긴급대책회의가 이어졌다. 이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전히 본회의장에서 농성 중이었다. 대책회의 결과 한나라당은 국민회의가 29일 중 이기자가 제보자임을 발표할 것으로 판단, 더이상의 「보호」는 무의미하다고 보고 11시에 전격적으로 제보자를 공개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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