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공웅 특허법원장 퇴임 인터뷰『평범한 판사로서 물러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31일 퇴임을 앞둔 최공웅(崔公雄·58)특허법원장은 33년간의 판사생활을 굳이 평범하다고 회고했지만 그만큼 역동적인 삶을 살아온 법관도 흔치 않다.
초임판사시절인 71년 그는 「1차사법파동」을 겪었다. 현직 법관에 대한 영장청구라는 사법사상 초유의 이 사건은 결국 법관의 전원사표제출과 전 국민적 비판에 직면, 한 달여만에 백지화됐다. 『그때 사법부를 응원해주던 국민들의 마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평생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의 회고는 87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시 민청학련 피고인의 변론을 담당했던 강신옥(姜信玉)변호사에게로 이어진다. 법정모독으로 12년형을 선고받았던 강변호사 사건이 재판시효에 걸려있었지만 아무도 최종판단을 내리지 않았던 당시 최원장은 무죄를 선고하면서 장문의 판결문을 직접 작성했다.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과 변론의 자유를 다룬 이 명판결문은 이후 사법연수원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는 법관생활의 마지막을 특허법원과 함께 보냈다. 『미국 등 지적재산권과 특허분야에서 앞서가는 나라도 우리나라 특허법원의 성과에 놀라고 있습니다 』 그는 그동안 2∼3년간 걸리던 특허분쟁을 6개월로 단축, 신속한 재판을 가능하게 했고 서울대교수들을 강사로 초빙, 법관을 전문성을 키웠다.
『떠나는 사람이 아쉬움도 있어야 할텐데 행복했다는 생각만 드네요』라며 웃고마는 최원장은 그의 말대로 어쩌면 우리시대 마지막 「평범한 법관」일지도 모른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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