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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속의 과학]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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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속의 과학] 개미

입력
1999.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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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개미 분비물질 암컷 일개미 생식기능 퇴화시켜개미들의 세계에서도 쿠데타가 일어날까.

드림웍스의 카젠버그 감독이 만든 만화영화 「개미」는 혁명군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왕개미의 통치에 반기를 든 장군개미가 병정개미들을 지휘해 왕권을 빼앗으려는 음모를 꾸미자 일개미들이 이를 막는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 개미사회에는 불행한 혁명군이 존재하지 않는다. 여왕개미가 철저하게 독재정치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독재력의 비결은 후미의 분비샘에서 내뿜는 「여왕물질」이라고 불리는 특수화학물질 칵테일.

이 물질은 휘하의 모든 개미들이 꼼짝 못하도록 세뇌를 시키는 작용을 한다. 우리 식구와 다른 식구를 구별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개미의 생리적 변화를 강제로 억제시켜 평생을 일개미로 남도록 만든다.

염산계통의 방향성 유기화학물질로 구성된 여왕물질은 암컷 일개미의 생식기능을 퇴화시킨다. 생리적 발육이 저지된 암컷 일개미는 평생 생식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알을 낳지 못한다.

평범한 수컷 일개미들도 여왕물질에 의해 오로지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기계적으로 반복한다. 여왕물질은 여왕개미가 직접 일개미에게 더듬이 접촉을 통해 전달해 주며 물질을 전달받은 일개미가 다음 일개미에게 더듬이 접촉으로 전달한다.

세뇌의 도구인 여왕물질은 신분증 구실을 겸한다. 군락을 잘못 찾아든 일개미나 세월이 지나 여왕물질이 희석된 일개미의 경우 냄새가 달라서 물려죽게 된다. 여왕개미는 딸과 어미사이에도 화학물질의 혼합비율이 달라서 절대 같은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

쿠데타가 일어날 수 없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 개미사회에는 장군이 없다. 영화에서처럼 병정개미들을 지휘하는 장군이 없고 오로지 연락병만 있다. 전투도 연락병이 터놓은 길을 따라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돌진하는 「돌격정신」에 의존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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