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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 공개적 성담론의 '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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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 공개적 성담론의 '전사'들

입력
1999.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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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장정일...구성애...김지룡...남녀의 성 이야기에 대한 평가는 균형잡지 못하는 저울과 같다. 한 쪽에는 낡은 금기를 깼다는 환호가 있지만, 다른 한 편에는 선정주의 또는 상업성이라는 평가절하가 자리잡는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이런 이야기를 공론화하면 상당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그 사람은 「뜬다」는 사실이다.

성과 육체를 거리낌없이 드러내놓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태는 가지각색이다. 우선 「확신파」로 불릴 수 있는 사람들. 변태적인 성행위를 그리는 소설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연세대 마광수 교수. 그는 단지 문학 작품으로 자신의 성에 대한 생각을 현란하게 표현한 데 그치지 않고 「성애론」 등을 통해 이를 뒷받침할 성담론을 일관되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92년 소설 「즐거운 사라」로 구속되는 등 일파만파의 화제를 낳았던 그는 여전히 『정신이나 지식의 상품화는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몸의 상품화를 부정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몸의 상품화는 관능미의 상품화로 발전하고, 이를 통해 성은 지배와 피지배의 구조를 벗어나 미적 감상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같은 소설가지만 장정일의 경우는 마교수와 사정이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로 97년 옥고까지 치른 그는 정교한 성해방의 이론에 바탕했다기보다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겠다는 예술가 취향이 더 강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시인 신현림은 자신의 시집에 자신의 나체 사진을 찍어 실었다. 성이나 몸을 소재로 삼는 문인, 미술가, 사진작가들은 대부분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성문제 드러내기」를 사회·문화운동의 방편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TV를 통해 유명인사가 된 구성애씨는 성문제를 양지에 끌어내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김지룡씨 등 대중문화 비평가 그룹 중에도 성에 대한 허위의식을 깨자는 「전사」들이 적지 않다. 동성애 문제는 감추고 속앓이해야 할 일이 아니라 사회가 다 함께 내놓고 고민해야 할 일이라는 주장을 펴는 문화비평가 서동진씨. 한국동성애자단체협의회도 발족하고, 동성애영화제를 여는 등 새로운 성담론을 만들어 가고 있다. 동성애 책 전문 출판사 「이연문화」를 차려 17세 일본 소년이 호스트바에서 겪는 다양한 성행위를 담은 일본 소설 「예스 예스 예스」를 낸 양지용씨도 동성애 운동의 선두에 있다. 그는 동성애 운동이 문화의 차원이 아니라 정치·사회 운동으로 커져야 한다고 믿는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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