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20주기 추도식이 26일 오전 11시 동작동 국립묘지내 박전대통령 묘역에서 치러졌다. 이날 추도식은 조촐하게 열렸던 예년과 달리 내년 총선을 의식한 듯 현역 정치인들까지 대거 참석, 2,000명 이상이 모이는 성황을 이뤘다. 특히 「박정희 신드롬」에 편승하려는 대구·경북지역의 총선출마예정자들은 관광버스까지 대절, 유권자들을 동원했다.유족인 박근혜(朴槿惠)한나라당 부총재와 서영(書永) 지만(志晩)씨등 3자녀가 추모객을 맞았고 최규하(崔圭夏)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추도위 고문자격으로 참석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조화를 보냈다.
현역정치인으로는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 이만섭(李萬燮)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를 비롯해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권익현(權翊鉉) 양정규(梁正圭) 이건개(李健介)의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고건(高建)서울시장, 신현확(申鉉碻) 황인성(黃寅性)전총리와 민관식(閔寬植) 채문식(蔡汶植)씨 등 「원로」들도 눈에 띄었다. 자민련의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이인구(李麟求)부총재는 김칠환(金七煥)의원 등과 함께 오전8시께 별도로 참배했고, 김종필(金鍾泌)총리도 국회일정으로 참석치 못했다.
참석자들은 추도사에서 이구동성으로 『박전대통령이야말로 가난한 이 나라의 기틀을 세운 위대한 지도자』라며 칭송했다. 특히 백남억(白南檍)추도위원장은 식사에서 『고인의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 기념관 한 곳 없어 민망하던 차에 균형잡힌 역사관을 지닌 김대중대통령이 후원해 기념관 건립이 시작됐다』며 『박전대통령이 김대통령에게 불퇴전의 힘을 실어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추도위원장을 맡은 남덕우(南悳祐)전총리도 『새로운 지도자가 국민화합과 정치개혁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정치권에도 바람직한 변화가 오지않을까 기대한다』며 동조했다.
김대통령에 대한 주최측의 각별한 배려와 달리 재임시절 5·16을 군사쿠데타로 규정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게는 초청장도 보내지않아 대조를 이뤘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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