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게임기에서 흔히 사용되는 고글과 장갑을 끼고 컴퓨터에 연결된 성적 자극기구를 착용한채 신체접촉 없이 사이버섹스(Cyber Sex)를 즐기는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같다. 비육체적 공간인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가장 육체적인 섹스가 이뤄진다는 것은 대단한 역설이지만 미래사회에서 사이버 스페이스의 역할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다.사이버 섹스에 대한 최초의 개념은 60년대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추진하다 보수층의 반대로 중단한 해외주둔 미군 시뮬레이션섹스 프로그램. 비디오와 오디오로 남성대상자를 성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이었다. 그뒤 가상현실 개념이 탄생하면서 사이버 섹스는 상호교류적인 형태까지 가능한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74년 테드 닐슨 박사는 촉각센서가 부착된 옷을 입고 컴퓨터를 통해 가상의 파트너는 물론 원거리의 파트너와도 성교를 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이런 개념은 영화 「론머맨」 「데몰리션맨」을 통해 대중화과정을 겪게 된다.
최근 국방산업과 게임산업을 중심으로 가상현실 기술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사이버 섹스도 개념의 차원에서 현실의 차원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세계의 유수 연구기관들은 사이버 섹스를 가능케 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미 스탠포드대의 경우 뇌와 근육의 전기신호를 이용해 정신적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연구자들은 짧으면 10년, 길어도 20년 후에는 사이버 섹스기술이 거의 갖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 사이버 섹스의 수요층은 이미 형성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컴퓨터 동호인 가운데 상당수는 「성병으로부터 안전하고, 정신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되며,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섹스」를 위해 인터넷과 PC통신의 채팅룸을 통해 「네트워크 섹스」를 추구하면서 도색 소프트웨어의 상호교류에 탐닉하고 있다. 사이버 부부가 등장해 각국이 규제책을 강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을 정도다. 물론 「론머맨」과 「데몰리션맨」에서는 사이버 섹스가 인간성을 파괴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기술만 개발된다면 보급은 순식간일 것이다.
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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