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저녁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일의원 만찬 모임에서 우리측 일부 인사가 일본말로 인사를 하는 등 행사 전반이 일본풍으로 진행돼 빈축을 사고 있다. 이날 제3회 한일국회의원 축구대회가 끝난 뒤 열린 만찬에서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등은 각각 5분간 일본말로 인사를 했다.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두고 양국 의회 관계는 바둑·축구 교류 등으로 최절정에 이르렀다」는 게 연설 요지. 그러나 우리측 참석자들을 위해 통역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우리말로 환영 인사를 했고, 일본측 모든 참석자는 일본어만을 구사했다. 여기에다가 행사에 초청된 연예인들은 일본 노래를 소개하는데 열중했고, 우리측 일부의원은 2차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일본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주기가 오르자 양국 의원들은 일본말로 「음담패설」과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대해 한 의원은 『박의장 등이 만찬분위기를 무르익게 하기위해 조크를 가감없이 전하려다보니 일본말로 인사를 하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의원은 『우리만 일방적으로 일본말로 인사하고 이를 한국말로 통역해야 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져 낯뜨거웠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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