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민단체협의회, 경실련 등 16개 시민단체 간부직원 20명이 국무총리실로부터 3,000여만원의 경비지원을 받아 23일 8박9일 일정으로 미국 LA와 샌프란시스코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LA등지서 열리는 시민단체 연례회의 참가를 겸한 이번 연수에는 민정비서관등 총리실 직원 3명도 동행했다.그러자 다른 시민단체들의 시선이 곱지않다.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시민단체 간부들이 총리실의 지원을 받아 외유길에 나선 것은 경위야 어쨌든 보기 좋은 일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연수에 나선 단체중 일부는 지난달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자민련의원들에게 「오리발」을 지급한 것과 관련, 「김총리 사법처리 요구 서명운동」에 앞장선 것으로 밝혀져 연수배경등을 둘러싼 뒷말이 적지않다.
참여연대 양길승(梁吉昇)집행위원장은 『시민단체들이 미묘한 시기에 하필이면 총리실의 지원을 받아 해외연수를 떠나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방의회의원들이 국비로 외유를 떠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냉정하게 돌이켜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위원장은 그러나 『김총리 개인에 대한 퇴진운동과 이번 연수문제를 연관짓고 싶지는 않다』며 특혜시비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이에 대해 총리실측은 『연간 7,900만원 범위내에서 총리실이 시민단체의 해외연수를 지원할 수 있다』며 법적인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시민단체협 관계자도 『이번 연수는 오래전부터 계획돼 있던 행사』라며 『미국사회에서 시민단체의 역할을 배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참가인원의 폭을 넓히면서 대회 참가비등은 자비로 부담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얏나무 밑에서 관을 고쳐 쓰지말고, 참외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말라」는 금언을 떠올리는 시민들은 「시민단체 간부 미국연수」가 왠지 떨떠름하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