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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비시정권 2인자] 망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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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비시정권 2인자] 망명 선언

입력
1999.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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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정권에 적극 참여해 프랑스내 유태인을 강제수용소에 넘긴 혐의로 기소된 프랑스 전범 모리스 파퐁(89)이 20일 투옥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망명을 선언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중부 보르도지방에서 비시정권의 2인자로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42-44년 어린이 223명을 포함, 1560명의 유태인을 수용소로 넘겨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현행법에 따르면 파퐁은 21일로 예정된 법원의 최종 판결을 위한 청문회에 앞서 교도소에 수감돼야 한다. 프랑스 경찰은 그가 법규정대로 교도소에 자진출두하지않을 경우 체포장을 발부해 강제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퐁은 교도소 출두를 하루 앞두고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은 결정을 하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극한상황에서 명예를 지키기위한 길은 망명뿐』이라며 수감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의 성명이 발표되자 프랑스내 유태인 희생자와 가족들은 일제히 파퐁을 비난하며 프랑스 정부가 그를 즉각 체포해 수감할 것을 요구했다.

파퐁에 대한 전범재판은 97년 10월 시작됐는데 파퐁은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실제로 유태인을 죽음에서 구했으며 프랑스 독립운동을 지지했는데도 전범으로 몰린 것은 여론조작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재판은 프랑스 사법사상 가장 오랫동안 진행된 재판으로 꼽히고 있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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