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보여왔던 부동산 시장이 주춤거리고 있다.강세를 보이던 서울의 아파트가격도 일부 지역의 경우 추석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분양권도 상승세가 둔화됐다. 폭등하던 전세가도 한풀 꺾이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주택규제와 청약제도를 대폭 완화했으나 부동산시장에 대한 영향은 미미한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거래가 활발했던 한여름을 지나 특별한 호재가 없으면 당분간 약보합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는 명확한 흐름이 하나 생겨났다. 돈되는 곳에만 투자자들이 몰리는 양극화, 차별화 현상. 위치가 좋은 곳은 가격이 더 오르고 좋지 않은 곳은 더 떨어지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전망이다.
■동시분양 양극화
이달 서울시 9차동시분양 1순위 청약에서 한강조망권을 확보한 금호동 삼성아파트 31평형은 90가구에 5,978명이 신청, 66.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서초동 한신아파트의 경우 44평형은 63.6대1, 35평형 A타입은 61.1대1을 기록했으며 공덕동 삼성아파트 33평형도 35.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갈현동 현재아파트 등 비인기아파트는 미달사태를 빚었다.
9월 8차 동시분양에서도 일부평형이 최고 2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나 일부는 90% 이상 미달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관악구 봉천동 동아아파트 31평형이 3가구에 81명이 신청, 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주요지역 아파트들은 10대 1을 넘었다. 하지만 북한산 벽산아파트를 비롯, 구로구 구로동 덕영아파트 관악구 낙성대 현대아파트 ,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등은 미달됐다.
■상가·업무용 빌딩도 차별화
일반상가는 공급과잉에다 대형 할인매장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반면 서울 중심부의 중심상업지역을 중심으로 권리금이 오르고 일반분양이 나이지고 있다. 일산 등 신도시 주요상업지역을 중심으로 한 상가분양도 활기를 띄고 있다. 이와함께 빌딩 공실률도 올해 초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토지시장도 분당신도시 인근 지역의 준농림지나 해제가 확실한 그린벨트 지역 등 극히 일부지역에서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지역은 변동이 없는 실정이다.
■주춤거리는 아파트값과 전세가
부동산 시세 조사업체인 「부동산 114」가 이달 15일의 시세를 8일의 시세와 비교한 결과, 서울 강남과 서초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개포동 19평형 주공아파트가 2,000만원 떨어진 1억9,500만원선이며 서초구 잠원동 S아파트 28평은 1,000만원 떨어져 2억2,500만원선에 거래됐다.
광진, 서대문, 성북, 양천구 등은 0.2% 이상 매매 가격이 올랐으며 다른지역은 변동이 없거나 0.05∼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도 올해 처음으로 마포, 용산, 양천구 등에서 0.01∼0.06% 가량 떨어진 곳이 생겼으나 영등포, 강북, 금천구는 1.11∼1.25% 상승했고 나머지 지역은 변동이 없거나 조금 올랐다.
신도시 지역은 매매가가 평균 0.05%, 전세가는 0.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권 상승세 둔화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가격 오름세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10일 현재 분양권 가격은 2주전보다 평균 0.86% 상승했다. 이는 2주전 조사당시 1.17% 상승했던 것에 비해 상승폭이 많이 둔화된 것이다.
서울 지역중 서초구는 분양권 가격이 2주전보다 0.08% 상승, 2주전 조사 당시 상승률 1.81%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노원구와 구로구 분양권 가격도 각각 0.23%와 0.68% 올라 2주전 조사 당시 1.41%, 1.47%씩 올랐던 데 비해 많이 둔화됐다.
서대문구와 중랑구 등은 분양권 가격이 변동이 없었고 강동구는 분양권 가격이 2주전보다 3.32% 올랐고 중구와 강남구도 2주전보다 분양권 가격이 2.57%와 1.72%씩 상승해 비교적 상승폭이 컸다. 5대 신도시와 광역시의 경우 분양권 가격은 2주전에 비해 평균 0.02%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
부동산업계에서는 10월이후에는 비수기라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부동산 가격이 큰 오름세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도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 건설교통부는 연말까지 청약제도를 비롯, 각종 분양과 관련된 규제를 사실상 몽땅 풀어버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주택시장에 대한 충격은 미미한 상태다. 문제는 1~2년 후. 현재 주택업체들은 분양 자금으로 다시 토지를 사들여 신규 분양을 하는 방식으로 주택공급을 늘려왔다. 그러나 분양이 저조할 경우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1~2년이 지날 경우 주택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지면서 다시 집값이 폭등하는 악순환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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