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냉전 당시 미본토 이외의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했던 사실을 19일 처음으로 공식시인했다. 또 미국이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했었던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과거 한반도의 핵무기 존재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않는 이른바 「NCND」정책을 고수했었다.국방부가 최근 펴낸 51-77년의 연사에 따르면 미국은 괌과 존스턴, 미드웨이, 알래스카, 하와이 등 태평양 및 대서양의 미국령 도서 외에 영국, 구서독, 푸에르토리코, 그리고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 등에 핵무기 또는 핵탄두가 제거된 폭탄을 배치했었다. 미국은 또 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항공기나 헬기를 이용, 잠수함을 파괴하는 수중폭탄도 쿠바에 배치했다.
핵무기 전문가인 로버트 노리스는 이날 최근 국방부 연사(年史)를 입수, 분석한 결과 이들 지역외에 한국 등 동북아지역에도 핵무기가 존재했었다고 밝혔다. 노리스는 이날 『국방부 연사가 배포되기전 핵무기가 배치됐던 미본토이외 18개 지역의 지명이 검열관에 의해 검은 잉크로 지워졌다』며 『그러나 여타 관련문서를 정밀분석, 이들중 17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리스가 거명한 지역은 한국을 비롯 일본, 대만, 캐나다, 아이슬란드, 스페인, 그린랜드, 모로코및 콰잘린 제도 등이다.
한편 국방부 연사는 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상당수 미국의 인사들은 이를 당시 소련이 유럽에 집중된 미국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파악했으며 이에 따라 트루먼 행정부는 핵탄두가 제거된 폭탄을 영국과 괌으로 이전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기록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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