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볼 수 없는 추태였다. 관중도 선수도 모두 이성을 잃었다. 20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롯데_삼성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7차전은 출범 18년간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는 프로야구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폭력사태는 0_2로 뒤지던 6회초 롯데 공격때 4번타자 용병 호세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일어났다. 호세가 3루를 도는 순간 3루측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들며 물보라를 일으켰고 뒤이어 물병 맥주캔 심지어 1회용 컵라면용기까지 그라운드로 쏟아졌다. 덕아웃으로 들어가던중 사타구니 근처에 다시 물병을 맞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호세는 야구방망이를 관중석으로 집어던졌고 관중 박태봉(46)씨가 방망이에 맞아 손을 다쳤다. 20여분간 그라운드 주변은 온갖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였다. 대구구장에는 경기과열을 우려, 경찰병력 2개중대가 배치돼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방망이를 집어던진 호세에 퇴장명령이 내려지자 롯데 주장 박정태는 코칭스태프의 지시도 없이 짐을 싸 운동장을 떠나려 했고 다른 선수들도 동조했으나 코칭스태프의 만류로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롯데의 일부 선수들은 격앙한 관중과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발길질을 주고받으며 추태를 벌였다.
삼성이 롯데에 패하자 관중 1,000여명이 경기장을 떠나지않은 채 오물을 운동장에 집어 던지는 소란이 한동안 계속됐다.
/대구=박원식기자 par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