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에 대한 선입견 하나. 환락적이다. 아름다운 게이들이 춤추는 방콕의 팟퐁거리등 환락, 보신 여행에 적격이다. 선입견 둘. 알만큼 안다. 일반 관광객과 신혼여행객등 다녀 온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신선하지 않다. 선입견 셋. 위험하다. 마약도 유혹한다. 잘못하면 총에 맞을 수도 있다….물론 「잘못된 선입견」이다. 사실이라도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태국이 동남아 최고의 관광대국으로 꼽히는 데에는 보다 확실하고 떳떳한 이유가 있다. 아름다운 자연, 구석구석에 산재한 문화유적, 친절하고 따스한 국민성등. 태국을 자주 여행하는 사람들은 세 번까지는 「재미」로, 그 다음부터는 진정 「매력에 빠져서」 이 곳을 찾는다고 한다. 아직 사람의 손때를 덜 탄 천혜의 휴양지가 여기저기 숨어있다는 점도 태국에 대한 신비감을 유지시킨다.
방콕에서 남쪽으로 814㎞ 떨어져 있는 크라비(Crabi)는 바로 그 참신함을 간직한 태국의 「숨은 진주」이다. 그동안 교통사정이 열악해 일부 유럽 관광객이 독차지했던 이 곳은 최근 공항이 완성되고 도로가 넓어지는 등 교통사정이 좋아지면서 태국관광의 차세대 핵으로 떠올랐다.
크라비는 복합적인 이미지를 지녔다. 열대 해변의 평온한 정취와 대륙의 역동성이 한꺼번에 다가온다. 바다에 나서면 청명한 휴양지, 육지로 눈을 돌리면 중국의 계림(鷄林)에 든 느낌이다. 수많은 석회석 바위가 비바람에 녹아 둥근 산이 되었고 이 산은 바닷속으로까지 이어진다.
에머럴드빛 물 위에 떠 있는 석회암 섬들. 크라비 여행은 길쭉한 보트(롱테일보트)를 타고 이 섬들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닭이 머리를 들고 앉아있는 모습의 코까이(닭섬), 사이좋은 부부처럼 나란히 솟아있는 해피 아일랜드등 기괴한 모습의 섬들이 지천이다.
섬은 아니지만 바위 절벽에 둘러싸여 있어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라이레이해변은 이 곳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절경이다. 하얀 모래 해변과 맞닿은 절벽은 암벽등반가에게도 매력적인 곳. 정상에 오르면 너비 50㎙의 천연 호수가 있는데 암벽을 오를 수 있는 「선택받은 사람」들은 이 곳에서 환상적인 수영을 경험할 수 있다. 배는 아무 섬에나 닿는다. 호텔에서부터 수영복을 입고 나온 여행객은 어느 곳에서든 수영과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육지에도 볼거리가 즐비하다. 첫 손에 꼽히는 곳이 수산호이. 7,500만년전부터 생성된 조개무덤으로 세계에서 두 곳 밖에 없다. 두께 30~40㎝의 거대한 콘크리트판을 켜켜이 쌓아놓은 듯한 모습이다. 크라비강의 바위 언덕에 있는 큰머리귀신동굴은 최근 새롭게 개발된 곳. 거대한 종유석들이 쏟아져 내릴 듯한 석회암동굴로 인근 마을에서 롱테일보트를 타고 5분쯤 강을 항해해야 닿는다.
크라비의 으뜸 매력은 한적함과 자유스러움이다. 방콕의 흥청거림이나 푸켓섬에서의 기계적인 일정은 없다. 마을 주민들도 수수하고 순진하다. 진정한 휴식처이다.
크라비(태국)= 권오현기자
■태국 가는 길 - 푸켓서 버스타고 2시간20분
방콕에서 크라비공항까지 주 3회 타이항공 비행기가 왕복하는데 항상 좌석이 모자라는 형편. 11월1일부터는 매일 한 편씩 왕복할 예정이어서 사정이 나아질 전망이다. 현재는 비행기로 푸켓섬에 내려 버스를 타고 크라비로 들어가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방콕에서 푸켓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20분, 푸켓에서 크라비까지는 버스로 약 2시간20분이 걸린다. 방콕에서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도 되는데 17-18시간이 소요된다.
크라비 여행을 취급하고 있는 한국여행사로는 태방여행사(02-734-2788)가 유일하다. 올 5월부터 크라비상품을 개발했다.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메리타임호텔에서 숙박하며 태국의 전통안마(40달러), 스노클링(50달러)등 4-5가지의 선택상품을 내걸고 있다.
■[태국관광 새풍속도] 여권도난 조심
태국을 찾는 한국 여행객은 특히 여권에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미주나 유럽으로 위장취업을 떠나는 중국인들에게 인기이기 때문이다. 태국 여권위조조직에서 500~2,000달러에 한국인 여권이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단연 최고의 절도 대상이 됐다.
여권을 훔쳐가는 방법도 기상천외하다. 경찰을 위장한 태국인이 여권제시를 요구한 뒤 받아서 도망가는가 하면, 호텔방을 비운 사이 가방을 뒤지기도 한다. 심지어 버스 짐칸의 트렁크에 넣어 둔 여권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올해 초 한국의 한 여행사 가이드는 고객의 여권 120여개를 한꺼번에 잃어버리기도 했다. 여권은 항상 몸에 지녀야 하고, 잘 때에도 특별한 방법을 생각해 놓아야 한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수사에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남의 나라 관광객의 여권분실사고에 큰 신경을 써줄리 없다. 분실자는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2-3일이 소요된다.
태국에서는 한국인 가이드의 도움을 못 받을 수도 있다. 현재 태국내에서 한국인 가이드의 영업은 불법. 그래서 바람막이용으로 태국인 가이드를 또 고용하는 형편이다. 그동안 섹스·보신관광등 한국인 가이드가 태국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것이 태국 당국의 내세우는 이유. 그러나 아무일도 않고 버스에 앉아만 있는 태국인 가이드(일명 Sitting Guide)를 고용해야 한다는 점을 볼 때 반드시 그것만이 이유는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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