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영남권의 간판 얼굴인 박태준(朴泰俊)총재와 박철언(朴哲彦)부총재 등이 20일 대구 나들이에 나섰다. 이날 동대구 호텔에서 열린 자민련 대구지역 「청년지도자 선언대회」와 박부총재의 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은 이날 중선구제 도입을 비롯한 정치개혁을 강도 높게 촉구하는 한편 여야를 떠나 정치권 전체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박총재는 최근 합당론을 둘러싸고 김종필(金鍾泌)총리와 갈등을 빚고 있고 박부총재도 TK신당 창당을 신중히 모색하고 있어 그들의 입에 시선이 모아졌다.박총재는 이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 하는 엄숙한 역사의 분수령에 서 있다』며 『고비용정치와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선거구제로 바꿔야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철언부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정치개혁도 안되고 4자 대통합도 안될 경우 영남권 중심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비장한 각오로 TK가 역사의 주역이었던 시절을 상기하면서 21세기 새정치를 위해 뜻있는 동지들과 함께 대장정에 나설 것』이라고 역설했다. TK 중심의 보수신당 추진을 강력히 시사하는 언급이다. 그는 『2,3개월 뒤의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새로운 길에 대비해 조용한 접촉을 많이 갖고 있으며 조만간 여권의 영남권 의원들과도 모임을 가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부총재는 또 한나라당을 비판한 뒤 『권력은 작은 성과에 도취돼 민심을 소홀히 한 채 오만해지고 경직돼가고 있다』며 여권핵심부의 자세도 꼬집었다.
행사에는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총장, 차수명(車秀明)정책위의장 외에도 김동주(金東周) 박구일(朴九溢) 김종학(金鍾學)의원 등 영남권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부총재도 후원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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