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대우 계열사에 대한 실사결과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면서 대우의 손실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우부실의 정체가 어떤 식으로 드러나느냐에 따라 워크아웃의 성패가 걸려있고 해당 계열사는 물론 손실을 분담해야 할 투신사와 증권사 등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마지막 스퍼트
12개 대우 계열사의 워크아웃 작업은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대우전자의 워크아웃 방안이 가장 먼저 선보인다. 대우전자 전담은행인 한빛은행은 20일께 안건회계법인으로부터 실사 중간결과를 전달받는대로 워크아웃 방안을 확정짓고 이번주중 전체 채권단 협의회를 열어 채권단의 승인을 받게 된다. 대우중공업과 대우자동차 등 핵심 워크아웃 계열사에 대한 실사결과도 이번주나 다음주초까지 채권단에 제출될 예정이다.
자산과 부채에 대한 실사가 끝나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채무조정이 이뤄진다. 향후 영업이익을 통해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예측, 이자를 낼수 없는 초과 부채액에 대해 출자전환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회사가 발행한 채권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진다. 한 기업이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채권이자를 낼수 있는 능력(잔존가치)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차환발행을 통해 채권값도 함께 떨어뜨리는 작업이다. 채권값의 할인율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 대우채의 경우 결국 손실은 투신사와 증권사 등이 맡게 된다.
■만만찮은 손실규모
대우 계열사에 대한 실사결과 대우채권의 손실규모가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실규모에 따라 손실률이 결정되면 이를 바탕으로 우선 이달중으로 대우중공업 대우통신 대우전자 오리온전기 등 4개사부터 차환발행을 통한 채권거래의 정상화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손실률이 관건이다. 손실률이 어떤 수준에서 결정되느냐에 따라 출자전환이나 공적자금 투입 등 워크아웃의 큰 줄기는 물론 투신사 구조조정의 향배와 금융시장 안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채권단은 손실률이 20-30%정도에서 결정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 이 정도면 시장이 충분히 견딜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경제전문가사이에서는 해외부문 등에서 숨겨진 부실이 정확하게 드러날 경우 통제할수 없는 수준의 손실률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한 경제전문가는 『기아와 한보때 80-90%대에 이르는 엄청난 손실률을 감수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우는 절반만 건져도 다행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시간에 쫓겨 실사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또 다른 부실을 낳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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