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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車 다시 돌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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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車 다시 돌리는 까닭

입력
1999.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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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면 돌릴수록 손해』여서 공장문을 닫았던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10개월여만인 25일부터 한시적(3개월)으로 재가동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이미 전직원들이 공장에 나와 생산라인 점검등 가동태세를 갖추고 있고 2,300여 협력업체들도 일제히 일감준비에 돌입했다고 한다.막대한 투자설비를 들인 유휴공장이 다시 돌아가고 근로자들이 직장에 출근하게 된 것은 어쨌거나 반가운 일이다. 부산시민들은 공장 재가동에 박수치며 격려를 보내고 있고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출고될 승용차의 판매촉진을 위한 캠페인등 다각적인 지원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부산권의 이같은 공감대와 달리 많은 국민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부도가 난다』는 공장폐쇄 당시의 심각한 우려점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인지, 삼성차의 진로가 하루아침에 바뀌거나 밝아진 것인지,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납득이 안되는 점이 많아 혼란스러운 것이다. 더욱이 이번 재가동을 위해 채권단이 삼성측에 200억원을 신규지원키로 한 사실에 국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미쳐 공장문을 닫아야 했던 삼성측과 이를 요구했던 채권단측은 이번 재가동에 수익성과 자산가치보전이라는 또다른 경제논리를 내놓고 있다.

이건희(李健熙)회장의 사재출연으로 부채가 줄어 금융부담이 줄었기 때문에 단위당 생산비용만 따질 경우 수익이 생긴다는 점, 기존의 부품등 재고소진과 제3자 매각 가능성등을 감안해 공장을 일단 돌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등 삼성의 주장을 배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런 논리에는 허점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재가동 결정배경에 내년 총선을 앞둔 지역민심 달래기가 다분하지 않느냐는 국민들의 의심을 외면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들 마저 『경제성이 없는 재가동』이라며 경제외적 요인들을 지적하고 있다.

삼성차 공장이 약속대로 3개월만 임시 가동될지도 의문이다. 어렵게 문을 연 이상 다시 중단은 없다고 믿는 부산시민들과 협력업체들을 3개월후 어떻게 설득시킬 것인가. 삼성이 역빅딜이나 해외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자동차산업에 다시 복귀하려는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없지 않다.

대우차의 처리등 자동차업계에 일대 소용돌이가 일고 있는 가운데 삼성차의 어설픈 재가동이 국내자동차산업의 큰 틀을 다시 짜는데 자칫 큰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정부와 채권단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명확한 원칙의 재확인과 함께 구체적인 대책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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