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밴을 꼭 올해안에 구입해야만 세금혜택을 받나요』7-10인승 이하를 「승용차」로 규정한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이 내년 1월1일시행되고 지방세법개정안 국회 통과가 예상되자 RV(Recreational Vehicle:다목적 레저용 차량)승합차종과 지프형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내년 차종 변경에 따른 세금인상을 우려해 올해 안에 미니밴이나 지프형차를 등록해야 각종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 운전자들은 자동차회사에 『올해 안에 빼달라』고 독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고차시장에서 이들 차량이 새차보다 더 비싸게 팔리거나 일부 자동차 대리점에서는 출고 순서를 바꾸고 웃돈을 붙여 파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0년 이후 7-10인승 차량을 구입해도 2004년말까지는 자동차세금에 관한한 아무 불이익이 없다.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방세법개정안에 따라 10인승 이하 승합차종의 등록세 면허세 자동차세의 인상시기가 2005년 이후 연차적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4년 이후에는 다시 세율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세금 인상은 2005년부터
96년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 2조에 따라 2000년 1월부터 10인승 이하차량은 모두 승용차, 11인승 이상만 승합차로 등록된다. 지금 당장 미니밴을 신청해도 연말 전에 차량을 출고해 등록하면 승합차요, 내년에 등록하면 승용차가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6월 「지방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내년부터 7∼10인승 RV를 승용차로 분류, 3%의 등록세를 5%로 인상하려 했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승용차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형평성에 어긋나 혼란이 생기는 데다 이제 막 회복기에 접어든 자동차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지방세법에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세법개정안에 2000년 1월1일부터 2004년 12월31일까지는 승합차의 세율을 그대로 적용하고, 2005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는 승합차의 세금에 승용차와의 세액 차이의 33%를, 2006년에는 차액의 66%를 더한 금액을 납부 한다는 부칙을 넣었다. 개정된 지방세법은 국무회의를 통과, 정기국회에 상정됐다.
기아 「카니발」(2900cc)의 경우 현재 내고 있는 등록세 33만5,000원(동급 승용차 55만9,000원)과 면허세 1만8,000원(승용차 3만6,000원)의 혜택이 2004년까지 적용된다. 2005년이후 2년 동안은 점진적으로 승용차수준으로 인상돼 2007년부터는 세금혜택이 없어지고 승용차와 같은 세금을 내야한다. 「카니발」은 2004년까지는 6만5,000원의 자동차세를 내지만 2005년에는 약 25만원, 2006년에는 44만원을 내야한다.
■올해 사면 폐차때까지 세금혜택 받나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올해에 사서 승합차로 등록한 미니밴의 경우 2004년 이후가 되면 내년이후 구입한 운전자와 비교해 똑 같은 차량에 세금기준이 달라지는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그때가 되면 어떻게든 세율조정이 또 이뤄지게 된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현재 승합차의 세금은 너무 싸고 승용차의 세금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많다』며 『한·미자동차협상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되고 있는 만큼 2004년 이후에 또다시 자동차관리법과 지방세법이 달라져 자동차 세율이 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용차의 세율은 갈수록 낮추고 승합차는 올리는 추세로 조정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결국 2004년 이후가 되면 어떻게든 시장 변화와 국제협상에 따라 얼마든지 자동차 세금에 관한 규정과 세율이 달라진다.
■승용차로 등록해도 LPG사용 가능
현행 LPG 안전 및 사업관리법 시행규칙은 영업용 승용차와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장애인용), 관용승용차를 제외하고 일반 승용차는 LPG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돼있다. 때문에 내년에 10인승 이하 미니밴을 승용차로 등록하면 LPG연료를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내년 이후에도 미니밴은 계속 LPG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이 이뤄지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세수감소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지만 주무부서인 산업자원부가 형평성문제와 대기환경보호 서민층지원 등을 감안해 7∼10인승 차량에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차량검사와 보험료는 내년에 사면 더 이익
차량 검사주기는 승용차로 분류받는 게 유리하다. 승용차의 경우 출고 후 4년간 한번만 받고 5년차부터 2년에 한번 받지만 승합차는 처음 5년간 1년에 한번, 6년차부터 연 2회씩 받는다. 때문에 미니밴을 내년에 사서 등록하면 승용차 기준의 검사를 받게 된다. 검사료는 승합차가 2회에 2만6,800원, 승용차는 1회에 2만1,600원이다. 자동차보험료도 승용차의 경우 업무용이 아닌 개인용으로 분류돼 승합차보다 평균 20%가량 싸다. 내년부터 7∼10인승과 11∼12인승의 차이는 분명해진다. 늦어도 이달 말까지 각종 법령이 종합정비될 예정이어서 각종 변동사항을 꼼꼼히 따져 본 뒤 구입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꼭 올해 안에 RV차를 사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다양해진 미니밴(RV)차종
미니밴(RV)차종의 인기가 뜨겁다. 가족 나들이와 취미활동은 물론 출퇴근용으로도 이용할수 있는 다목적 승용 미니밴은 가수요까지 붙고있다. 카렌스의 경우 주문이 밀려 인도기간이 넉달을 넘기고 있고 이제 막 출시된 현대 트라제XG는 예약물량이 쇄도하고 있다. 기아 카렌스와 카니발 카스타에 이어 현대가 고급 RV차종인 트라제 XG를 내놓았고 연말에는 대우자동차의 첫 RV인 「레조」가 선보일 예정이어서 RV시장은 더욱 다양해지고 소비자의 선택 폭도 그만큼 넓어졌다.
성능이냐 가격이냐 현대 트라제XG는 「승용 감각의 고급 RV」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음성경보장치와 빗물 자동감지 장치, 전후방 장애물 경보장치 등 최신 성능과 승차감을 자랑한다. 하지만 7인승 가솔린(승합)기본형 1,760만원에 6인승 가솔린(승용) 2,230만원 등 다소 비싸다.
반면 7인승 카렌스의 경우 최저 1,150만원으로 트라제XG 7인승에 비해 무려 610만원 싸다. 또 LPG 연료 사용으로 가솔린을 사용하는 트라제 XG 7인승보다 연료비가 적게 먹힌다.
나이와 직업 가족 수 따져서 「내 몸에 맞는」미니밴 고르기는 우선 가족들을 염두에 둬야한다. 자녀가 한둘 있는 20-30대초반 직장인이라면 젊은층과 여성들의 기호에 맞는 기아 카렌스가 적당하다. 30대 후반이나 40대의 품격을 따지는 중년층은 단연 트라제XG를 찾는다. 그랜저XG의 프랫폼에 고급형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30대 자영업이나 전문직은 카렌스가 왠지 가볍게 느껴지고 카니발과 트라제 XG가 부담스러우면 현대 싼타모나 기아 카스타를 고르는 게 좋다. 시트 배열만 바꾸면 뒷좌석이 넓은 화물칸으로 변해 공간활용도가 높고 원거리 레저용으로도 적합하다. 40대 자영업이나 부모 모시는 대가족은 국내 미니밴중 가장 큰 카니발이 적합하다. 최대 장점은 역시 넒은 실내공간과 화물과 짐도 실을 수 있는 활용도. 하지만 좁은 공간 주차가 다소 어려워 출퇴근용으로는 어색하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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