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일에서 수십개월을 비좁은 우주선 안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 이들에게는 「지구인」들이 즐기는 보통음식은 그림의 떡이다. 지상에서 즐기던 음식을 우주로 옮기면 무중력으로 인해 공중으로 날아가 버리고, 부피도 만만치 않아 운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우주인들은 대신 각종 영양분을 초콜릿 형태로 농축시키거나 젤(Gel)형태로 된 우주식(食)에 의존한다. 미국의 우주왕복선과 러시아의 미르 우주정거장에 탑승했던 우주인들은 우주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새로운 밀레니엄에서 음식은 어떤 변화를 겪을까. 21세기에 들어서도 인간들이 간직하고 발달시켜 온 미각(味覺)과 식사의 즐거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주비행이나 여행, 탐험, 다이어트 등 비상상황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한 경우, 우주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알만 먹으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캡슐식량」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제약 및 식품전문업체인 일본의 오츠카사는 90년대초 이미 손가락 보다 조금 큰 크기의 튜브에 영양분을 농축시킨 차세대 식품을 만들어내 관심을 끌었다.
이 식품에는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이 고루 담겨 있어 튜브 하나만 빨면 한끼를 거뜬히 해결할 수 있다. 또 식이섬유가 포함돼 있어 배고픈 느낌도 사라진다.
하지만 튜브음식은 「밀레니엄 식품」의 초보단계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말 그대로 캡슐 하나로 한끼 또는 하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진행중이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약무식품정책과 이재현(李在鉉)사무관은 『캡슐은 1g미만이어야만 한번에 삼킬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캡슐식량 개발은 미완성단계』라며 『그러나 우주식을 비롯한 비상식량 크기가 갈수록 작아지고 있고 농축기술도 급진전돼 멀지 않은 장래에 캡슐식량 탄생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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