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언론의 정치보도는 시시비비를 가려주지 못하고 현장중계식 보도나 양비론에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손혁재(孫赫載·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한국정당정치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언론전문지 「신문과 방송」에 기고한 특집논문 「한국언론의 정치보도」에서 청문회 및 선거보도를 분석하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옷로비 의혹사건과 파업유도 의혹사건에 대한 청문회 보도의 경우 보도의 대부분이 증인 중심이 아닌 의원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손 부소장의 분석.
그는 논문에서 『글자 그대로 관계자에게 듣기 위한 청문회를 보도하면서까지 의원의 말에 초점을 맞춘 것은 언론이 현장중계식 보도에 익숙해져 있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의원 중심의 청문회 보도는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기사를 쓰는 잘못된 관행의 소산물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논문은 또 97년 대통령선거 보도를 분석하면서 『언론은 유세보도와 인기도 순위, 후보들의 일상동정에 치우쳐 독자들에게 경마식 보도, 잡동사니라는 비난까지 받았다』고 평가했다.
논문은 『언론들이 정책대결을 유도해야 한다』며 『후보가 제공하는 공약을 그대로 전달하지 말고 공약을 가공해 실천가능성, 정책우선순위, 공약간 상충성, 기존 정책과의 모순 등을 상세히 살펴 독자들에게 후보간 수준차이를 인식할 수 있게 할 것』을 제안했다.
손 부소장은 논문 말미에서 시시비비를 가리지 못하는 보도의 극치로 양비론을 꼽으면서 『어느 쪽도 꾸짖을 용기가 없어 양비론이 발호하고 있으나 이는 정론을 가야하는 언론의 자세는 못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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