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 기업들 이익 눈덩이 '시간이 아까와요'삼보컴퓨터, 메디슨, 하이트맥주, 신도리코등
「시간아 멈춰다오!」
대기업들이 계열사를 축소하고 부채비율을 200%로 낮추느라 부산하지만 오로지 한 분야만 파고들었던 「한우물 기업」들은 요즘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매출과 이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하루 하루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다.
삼보컴퓨터, 메디슨, 하이트맥주, 신도리코, 대덕전자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최고경영자와 직원들이 함께 밤샘하는 노력으로 쌓은 고도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첨단제품을 생산하거나 독특한 마케팅 능력을 갖춰 황금수확을 거둬들이고 있다.
초저가전략으로 성공한 삼보컴퓨터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부도 위기에까지 몰렸던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10월 미국시장에「e타워」라는 브랜드로 저가컴퓨터를 출시, 3개월만에 18만대를 판매한데 이어 올해에는 9월까지 무려 124만대를 수출했다.
6월부터는 「드림시스」브랜드로 국내에도 출시, 시장점유율을 22%에서 4개월만에 27%로 끌어올렸다. 9월 실시한 유상증자에서는 2,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발행초과금까지 들어왔다. 삼보는 현금이 들어오는대로 채무를 갚아 지난해말 498%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최근 120%대로 낮췄으며 연말에는 100% 이내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메디슨 수출 주문 밀려 '즐거운 비명'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메디슨」도 요즘 희색만면. 95년 출시한 이후 제품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선진국제품 수준까지 따라잡은 「3차원초음파진단기」는 미국 유럽 중동등 전세계 각국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자기공명영상진단기(MRI) 역시 해외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 메디슨은 올 상반기 942억원 매출에 350억원의 경상이익을 냈으며 연말까지는 총매출이 2,5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도리코 은행차입금 한 푼도 없어
사무기기 전문기업인「신도리코」는 기술력이 뛰어난 제품에다 탄탄한 내실경영으로 40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비결은 200여명의 연구진을 고용하고 매출액의 6%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등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온 덕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도리코는 은행차입금이 단 한 푼도 없으며, 부채비율은 6월말 현재 12.6%에 불과하다.
하이트맥주와 대덕전자도 이익급증
이밖에 조선맥주에서 96년 상호까지 변경한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IMF체제 영향에 따른 맥주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기도 했으나 올해에는 큰 폭의 증가세를 타고 있다. 여성마케팅담당자(ML)를 대폭 확대해 지역수퍼마켓 등을 밀착 관리하는「그물」시장관리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자제품의 핵심부품인 다층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대덕전자」도 올해 경상이익이 지난해보다 6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전업(專業)기업들은 기업가치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윤형호(尹炯虎)한화증권 리서치팀장은『요즘과 같이 증시가 불안할 때는 실적이 좋은 전문기업들의 주식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한우물 기업' 경영현황 [단위:억원]
기 업 명 상 품 매출(경상이익)
삼보컴퓨터 컴퓨터등 99상반기: 8,614 (191)
전자제품 99전체: 20,000 (580)
메디슨 3D진단기등99상반기: 942 (350)
의료기기 99전체: 2,550 (520)
하이트맥주 맥주등 99상반기: 2,394 (197)
주류제품 99전체: 5,100 (550)
신도리코 복사기등 99상반기: 1,303 (438)
사무용품 99전체: 2,980 (610)
대덕전자 PCB등 99상반기: 1,157 (129)
전자부품 99전체: 2,600 (380)
「99전체」는 각사및 전문기관 추정치임.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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