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김낙수교수『연구개발에 젊음을 내던진 제자들이 있는데 집을 내놓은 것이 뭐 대단한 일입니까』 한 대학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설립한 벤처기업의 부족한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택을 은행에 담보로 맡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서강대 창업동아리 「블랙박스」의 지도교수인 기계공학과 김낙수(金樂洙·39·사진)교수가 그 주인공.
「블랙박스」출신인 경제학과 졸업생 이종환(李宗奐·26)씨와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4명은 김교수의 지원 아래 6월초 학내 벤처기업 ㈜쉐이프(SHAPE)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생산공정을 최적화하는 공정해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업체. 김교수는 자본금 5,000만원중 절반을 투자하는등 설립전 단계부터 제자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김교수는 제자들이 자금난에 봉착하자, 8월말 43평짜리 자신의 아파트를 내놓았다. 생산공정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철, 제강 등 구체적인 하드웨어 생산라인에 접목시키는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3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7,000만원을 대출한 것.
김교수는 『가족의 보금자리를 담보로 맡긴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며 『벤처기업이 성공해 젊은 엔지니어 제자들이 희망을 가질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제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시제품을 거의 완성해 상품화 단계에 진입하자, 지난주부터 독일의 동종 경쟁업체를 방문, 직접 세일즈까지 나서고 있다.
이종환 사장은 『교수님이 발벗고 나서는데 저희들이 연구를 게을리 할수 있겠느냐』며 『2-3년 내에 연매출 10억원 이상을 낼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 고 각오를 다졌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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