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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청공방]"휴대폰 도·감청 가능한가"- 통신전문가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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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청공방]"휴대폰 도·감청 가능한가"- 통신전문가 견해

입력
1999.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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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감청문제가 정치 쟁점화하면서 과연 휴대폰 통화내용을 엿들을 수 있는 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통신전문가들은 디지털휴대폰(CDMA)의 통화내용 감청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크게 두가지. 우선 「1대 1」통화상태를 잡아낼 수 없다는 점. 휴대폰은 유선전화처럼 전화선에 감청장비를 연결하는 형태의 감청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유선이 전화기 1대당 한 개의 전화선이 물려있는 「1대1」방식인 데 반해 휴대폰은 수십∼수백만명이 한 개의 회선을 공동사용한다. 때문에 특정 휴대폰 음성신호가 어떤 사람의 것인 지를 밝혀내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처럼 어려운 일이다.

휴대폰 역시 통화가 이뤄지려면 한국통신의 일부 전화망을 거쳐야 하지만 이 또한 수십∼수백만명의 신호가 전용회선을 통해 한꺼번에 오가기 때문에 특정인만을 겨냥한 감청은 불가능하다. 각 휴대폰회사의 고객끼리는 물론 「011→016」등과 같은 타 휴대폰고객과의 통화 역시 감청할 수 없다.

두 번째 근거는 전파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점. 디지털휴대폰은 음성신호 대신 암호화한 코드를 주고받기 때문에 전파추적으로는 음성 자체를 찾아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단 음성신호를 그대로 보내는 아날로그는 전파추적으로 통화내용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각 신호가 어떤 사람의 음성인 지를 알아낼 수가 없어 특정인만을 대상으로 한 감청 역시 불가능하다.

하지만 내년께 서비스 폐지예정인 아날로그는 현재 이용고객이 14만여명에 불과, 특정지역에서 무차별 감청을 실시한 후 원하는 통화내용을 빼내는 「무작위」감청은 가능하다. SK텔레콤 변재완(邊在完·공학박사)부장은 『CDMA는 암호코드를 사용하는 군용통신의 기술을 상용화한 것』이라며 『미국 연방수사국(FBI)이나 중앙정보국(CIA)과 같은 기관이 엄청난 돈을 들여 특수장비를 개발하지 않는 이상 휴대폰의 감청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정보통신부가 9월 22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SK텔레콤과 공동 실시한 휴대폰 감청여부 시험결과에 따르면 아날로그, 디지털 모두 감청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부 관게자는 『도청대상자 단말기의 고유번호를 복제한 단말기를 이용, 감청여부를 시험한 결과 감청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휴대폰감청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자주 거는 유선전화를 알아낸 후 유선전화에 감청장치를 부착, 통화내용을 엿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유선전화감청에 해당, 직접적인 휴대폰감청으로는 보기 힘들다.

ETRI 이혁재(李赫宰)무선방송연구소장은 『휴대폰은 수많은 음성신호를 다발로 묶어 보내기 때문에 감청이 불가능하다』면서 『모든 음성신호를 일일이 분석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범인검거를 위해 모든 국민들을 검문할 수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김광일기자 goldp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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