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외국은행 명동지점장 자살사건을 계기로 외국계 은행의 「관행」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씨티은행의 승진 및 인사관리 시스템에 대한 비난이 제기됐다.씨티은행 노조는 15일 『은행측이 차장급 이상에 대해서는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조직이 기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차장승진시 업무시간은 훨씬 늘어나는 반면 과장 때까지 받던 시간외 수당은 없어져 연봉이 오히려 1,000만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과장들은 인사철이 되면 차장으로 승진할까봐 오히려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 김모과장은 『차장이 되면 수당만 깎여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이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며 진급을 미루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초 차장으로 승진한 한 간부는 『승진 후 연봉은 55만원 올랐지만 시간외 수당은 950만원이 깎였다』며 『연봉이 대리급 직원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H차장은 이달 초 『은행 특성상 오후 8-10시까지 일하는 게 불가피한데 간부라고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지법에 시간외수당 지급 청구소송까지 제기했다.
엄진수(嚴進洙) 노조위원장은 『회사측이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고의로 차장급 인사를 남발, 차장(121명)이 과장(77명)이나 대리(84명)보다 많은 기형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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