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술(正道術)을 기억하십니까. 한국무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정도술이다. 정도술은 한때 국내 수련인구 30만명에 해외지부를 갖고 있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무예 문외한이라도 80년대 초반 MBC 사극 「암행어사」에서 주인공 이정길이 위기에 빠지면 신출귀몰하게 나타나 구해주는 「박상도」를 기억할 것이다. 박상도 역의 안호해(56·세계정도술협회장)씨가 보여주었던 무예가 바로 정도술이다.정도술은 안호해씨 집안의 비술로 전해져오다가 58년 안씨의 형 안일력씨가 서울에 정도술협회를 창립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여 청와대에서 시연 행사를 벌였고 국방 무술로 채택하자는 논의가 있기도 했다.
이처럼 전성기를 누리던 정도술이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 것은 배움의 문턱이 높은 수련원칙을 고수해왔기때문. 크게 검술과 봉술, 맨손으로 하는 신술로 구성돼있는 정도술은 사자, 호랑이, 닭같은 동물의 움직임을 본 떠 공중에 뛰어올라 두 손과 두 발을 동시에 휘두르거나, 서있을 때 한발로 자세를 잡는 것같은 고난도 기술이 많다.
최근들어 정도술협회는 수련 과정을 전문 과정과 일반인 과정으로 이원화해서 일반인을 위한 동작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이재호 사범(37·대전수련관장)은 『정도술이 몸을 유연하고 탄력있게 만들어주며 정신을 충만케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일반 수련생들이 늘고있다』고 말했다.
정도술에서 갈라져 나온 무예가 천치도(天地道). 정도술을 오랫동안 연마한 최윤도(대한천지도협회장)씨가 87년 창안, 수원 본원을 비롯해 10여곳으로 세력을 뻗어나가고 있다. 천지도는 크게 맨손으로 하는 신유술, 검과 봉을 사용하는 무기술, 최종 단계인 인술로 나뉘어 있다.
인술을 마치면 내공과 외공이 조화를 이루어 대자연이나 천지우주와 교감하게된다는 설명. 이 단계에 이른 사람은 최윤도 협회장 한사람 뿐이라고 한다. 그는 지금도 젊은 사범들과 대련을 즐기고 동작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세계정도술협회(042-222-0998) 대한천지도협회(0331-232-2733).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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