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총리와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간에 전운을 드리운 공동여당 합당문제는 금주말쯤 1차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세축인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 김종필(JP)총리, 박태준(TJ)총재 간의 연쇄 3각회동이 14일 전후에 이뤄지기 때문. 김총리가 「국가적 차원의 결정」등의 표현으로 합당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자 박총재는 『거대여당을 만들면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합당 반대론을 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합당 문제를 조율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JP와 TJ간의 균열이 생길 경우 여권의 정국운영에도 좋지 않다고 판단한 청와대측도 중재를 모색하고 있다.우선 김총리와 박총재는 14일 단독 오찬회동을 갖고 합당론및 김총리의 당복귀에 따른 상호 거취문제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또 이날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김대통령과 박총재의 주례회동이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와 김총리는 12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접촉했다. 김총리는 14일 저녁에는 자민련 출입기자들을 총리공관으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한다.
관심을 끄는 것은 석달만에 이뤄지는 JP와 TJ의 단독회동이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 한발씩 물러서 모양새 있는 타협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당내 논의를 충분히 거친 뒤 연말까지 합당여부를 결정한다」는 식의 합의가 이뤄질 개연성이 있다는 게 당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박총재가 자신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채 진행되는 합당 논의에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어서 갈등의 여진이 계속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또 박총재가 자신의 향후 입지가 불투명한데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김총리의 당복귀 이후 두 사람이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할 지 주목된다. 김총리가 지금대로 명예총재로 잔류할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김총리가 총재직 복귀 의사를 강력히 희망할 경우, 박총재가 총리 자리를 넘겨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대통령은 박총재와의 주례회동에서 여권의 총선 승리를 위해 중선거구제 도입과 함께 합당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박총재의 향후 입지를 배려하는 언급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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