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농업 뉴라운드 태풍권
1999/10/10(일) 17:42
11월말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될 제3차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를 시작으로 본격화하는 뉴라운드협상에서 농산물협상이 우리측에 크게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쌀개방문제로 논란을 벌였던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협상보다 더욱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농업부문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공산품시장접근 등 대부분 의제에서도 향후 3년간 시장자유화를 두고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농업부문에서는 미국과 식량수출국기구인 「케언스그룹」등이 강력 추진하고 있는 농산물 보조금 및 관세삭감문제가 국내 농업기반의 존립을 위협할 「시한폭탄」으로 꼽히고 있다. 서창배(徐暢培)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분위기대로 농업보조금과 관세를 UR에 비해 대폭 삭감하는 쪽으로 협상이 기울면 국내 추곡수매제의 급속한 위축과 값싼 수입농산물의 범람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관세삭감은 고추 마늘 양파 등 국내 생산물 유통비중이 높은 농산물 시장체계의 존립을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기구(OECD) 가입국이면서도 UR 농산물협상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받았던 개도국 지위도 위협받고 있다. 이시형(李是衡)통상교섭본부 WTO과장은 『최근에는 일본까지 한국의 개도국지위 유지에 반대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도국지위를 잃고 선진국 대열에 포함될 경우 시장개방폭, 관세인하비율 등 주요 농산물부문 쟁점에서 더욱 많은 폭의 양허비율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미국이 시애틀 각료회의에서 결정문형태로 추진중인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수입제한 철폐문제도 수출입국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귀추가 주목되는 사안이다.
서비스부문에서는 법률 회계 건축 등 전문직서비스부문의 추가개방문제와 시청각시장의 추가 개방, 경쟁력이 약한 부문에 대해 서비스 수입국이 개방을 일시 정지토록 허용하는 세이프가드조치 등의 채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부문 개방이 확실시 되고 있는 전문직서비스부문은 국내 경쟁력의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반면 우리가 지지하고 있는 세이프가드조치의 도입은 선진국의 반발로 채택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라운드 의제채택이 거의 확실한 공산품시장접근부문에서는 신발, 섬유, 자동차 등에 적용되는 선진 수입국의 고율관세 해소여부, 반덤핑규정 개정 등의 문제가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의 조치 남용에 따라 우리와 일본이 추진중인 반덤핑규정 개정은 대부분의 선진국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미국이 강력 추진중인 전자상거래 영구무관세 선언문제와 정부조달의 투명성보장 문제도 회원국간의 이해가 팽팽히 맞선 현안으로 꼽힌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