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잊혀질 뻔 했던 애국지사 고(故) 최태현(崔泰鉉)목사의 훈장을 70대의 막내아들이 22년만에 되찾았다.고인의 셋째 아들인 최희만(崔禧萬·71)씨는 7일 국가보훈처로부터 부친에게 수여된 애국장을 넘겨 받았다. 이 훈장은 77년 추서됐으나 수령인을 찾지 못해 국가보훈처에서 보관해왔다.
최목사는 일제치하에서 한국재림교회 목사 및 삼육대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을사조약반대 및 신사참배 거부운동을 펼쳤던 인물. 43년 2월 일제에게 4개월간 모진 고문을 당한 뒤 그해 6월 작고했다. 삼육대는 96년 건립한 중앙도서관의 명칭을 최태현목사 순교기념관으로 명명해 고인을 기리고 있다.
고인의 공적에 대해 꾸준히 공훈신청을 했던 둘째 아들 승만(承萬·80년 작고)씨는 76년 미국으로 건너간 두형제를 따라 년 이민을 떠나 훈장이 추서된 사실을 모른 채 세상을 떠났다.
막내아들 희만씨는 6일 고국으로 돌아와 삼육대측의 도움을 받아 다시 자료를 모은 뒤 공훈신청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형의 노력으로 고인에게 이미 77년 건국포장에 추서됐으며 90년 애국장으로 등장(登章) 되었음을 뒤늦게 알게됐다.
희만씨는 『형이 공훈신청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똑같은 수고를 두번 한 셈』이라며 『하지만 형제 모두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게 돼 더욱 기쁘다』며 벅찬 감격에 잠겼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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