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누나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면 신이 나요』 서울 송파구 잠실1동 잠일초등학교(교장 권명자·權明子) 1학년 최원혁(8)군은 2,3학년 형과, 누나들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면서 한층 「어른」스러워졌다. 수업시간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옆에 앉은 형에게 물어보고 그 자리에서 의문을 풀게 돼 학교생활이 훨씬 재미있어졌다. 각 학년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수업하는 혼합학급제가 예상외의 교육효과와 함께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잠일초등학교가 혼합학급제를 도입한 것은 지난 3월. 전교 36 학급중 1학년 16~18명과 2학년 12~13명이 함께 공부하는 「진보반」(29명)과 「평화반」(30명)을 편성하고, 1, 2, 3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하는 「창조반」(30명) 등 3학급이 수업중이다. 미국의 몬테소리수업 방식을 도입한 혼합 학급은 이 학교가 최초로 국내에 도입한 데 이어 서울 양재·교동초등학교도 시범실시중이다.
수업은 교사가 공통 내용의 기본개념을 가르친 뒤 학년별, 수준별로 4~5명이 그룹을 지어 개별지도를 받는다. 우수한 저학년이 3학년 형들에게 설명해주기도 한다.
권교장은 『혼합학급은 일반학급에 비해 학생들의 이해도가 빠르고 반복학습으로 지진아가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동급생간에 경쟁이 줄어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데다 형제가 없거나 1~2명에 불과한 학생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형제간 우애와 사회성를 기르는 데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자질을 개발하기 위해 기존의 교과와 다른 학습도구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창조반의 최군 어머니 강용희(姜容熙·36)씨는 『처음에는 기가 죽을까봐 걱정했는데 한살짜리 동생이 날 때까지 외아들로 자란 원혁이가 학교생활을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서울 잠일초등학교 1,2,3학년생들이 한 교실에 모여 수업을 받고 있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