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상 건립을 둘러싼 논쟁이 개천절을 계기로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단군상은 한문화운동연합이 단군의 홍익인간 이념을 기리자는 뜻에서 3월부터 전국의 초·중·고교에 건립해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개신교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특히 올여름 경기도내 일부 학교에서는 단군상 훼손 사건까지 발생, 동상 건립의 타당성과 단군의 실존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낳았다. 개천절을 전후해서는 서지학자 이종학(李鍾學)씨가 일제시대 일본의 단군 연구 자료를 공개하고 언론에서 단군상 설립이 화제가 되면서 네티즌들의 논쟁도 재연됐다.
단군론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단군상 건립을 민족문제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반면 반대측은 종교적 차원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
천리안 ID WWG씨는 『단군을 제대로 아는 것은 민족 주체성을 확립하고 우리 역사를 바로 배우는 길』이라고 주장한 뒤 『북한서는 이미 단군릉을 발견하고 탄소 측정까지 했다』며 단군이 역사적 실존 인물임을 강조했다.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 밝힌 천리안 ID 한울애드씨는 『이스라엘에도 이스라엘의 역사가 있듯, 한국에도 한국의 역사가 있다』며 『단군으로부터 시작되는 우리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밝힌다. 천리안 ID HJONGIL씨는 『단군에 절을 하라는 것도 아닌데 단군상을 훼손하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하다』며 훼손한 사람들의 독선을 문제삼았다.
반면 하이텔 박영중씨는 단군상 건립을 주도하는 단체의 의도를 의심하면서 『민족감정에 교묘히 편승, 단군의 의미를 자기들의 구미에 맞게 재해석해 짜깁기하는 모습은 장삿속 같다』고 주장했다. 유니텔 ID dspirit씨는 『국가나 공공기관이 단군을 신격화하거나 종교화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해야 하며 공공기관이 특정 종교를 옹호하기 위해 단군상을 설치했다면 즉각 철거해야 옳다』고 밝혔다.
강재옥씨도 『단군이 수난을 당하고 우상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와중에 무리하게 단군상을 세울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상호비방을 자제하자는 소리까지 나왔다. 유니텔 joker07씨는 『남의 것도 너그러이 받아들이자』며 중재에 나섰다. dspirit씨역시 『단군이 실존인물인가에 대한 결론은 역사학계가 내려야지 종교계가 내려서는 안된다』며 자제를 촉구한 뒤 『냉정한 중재기구를 만들어 단군상 건립의 타당성을 검토하자』고 제의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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