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은 한글 창제 553돌을 맞는 한글날. 일반인들의 언어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이 방송 매체다. 하지만 텔레비전의 오락·코미디 프로 뿐만 아니라 드라마, 뉴스 등에서도 속어, 비어가 난무하고 잘못된 언어와 표현이 버젓이 쓰이고 있다.정확한 방송 언어 사용은 물론 바른 한글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방송·연예인들이 있다. KBS 김상준 전문아나운서, MBC 강재형 아나운서, 그리고 개그맨 정재환이다.
KBS 김상준 전문아나운서는 국어교사 출신답게 75년 KBS에 입사한 뒤 방송언어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83년 「KBS 한국어연구회」 간사를 거쳐 「한국어연구회」 담당 부주간을 맡아 아나운서, 진행자, 기자를 비롯한 방송인들을 대상으로 언어교육을 실시해왔다. 또한 사회단체 및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KBS 1TV를 통해 방송되는 「바른말 고운말」(월~금 오후 4시30분)에 출연, 방송에서 틀렸거나 일상생활에서 잘못 사용하는 쉬운 언어를 알기쉽게 풀이해준다. 그리고 「방송과 우리말」 「방송언어 연구」 등 책을 출간, 일반인들이 간과하기 쉬운 표준 발음을 상세히 소개했다. 김아나운서는 『현재 방송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진행자들이 비어, 속어, 외국어 등 잘못된 언어를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MBC 강재형 아나운서는 젊은 방송인답게 언어 순화와 아름다운 말 보급을 위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내 방송인들을 위해 「바른말 용례집」 을 정기적으로 제작·배포하고 「MBC 우리말 전화」를 운영해 시청자들의 바른말 이해를 돕고 있다. 그는 1년 10개월째 MBC 「우리말 나들이」 (월~금 오후 6시25분)를 직접 제작해 방송한다. 또 MBC 인터넷 홈페이지에 우리말 사이트를 개설, 틀리기 쉬운 발음 등을 교정해주고 있다.
그는 여름철 방송을 시청하다 보면 화가 난다고 했다. 진행자 중 상당수가 「납량」 발음을 「나 」 또는 「납양」으로 잘못 하고 있기 때문. 올 여름에는 유인물을 통해 「납량」의 올바른 발음은 「남냥」이라고 강조해 많이 개선됐다고 한다. 강아나운서 역시 틀리기 쉽거나 잘못 사용된 언어를 용례를 들어 바르게 알려주는 「아나운서 애무하기」라는 책을 냈다. 그는 『방송에서 시청률 등을 의식, 튀기 위해 잘못된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잘못된 언어가 곧바로 시청자들의 언어생활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예인 중에 가장 바른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대부분 개그맨 정재환을 꼽는다. KBS 「비디오 챔피언」 등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뿐만 아니라 출연하는 SBS 월화드라마 「맛을 보여드립니다」에서도 바른말 사용은 정평이 나있다.
4일 KBS가 수여한 「바른 언어상」 진행자 부문상을 받은 정재환은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에서 잘못 쓰고 있는 용어와 어법을 지적해 시청자들의 올바른 언어사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PC통신 유니텔을 통해서도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보급하는 일도 하고 있다. 올들어 바른말 용례집인 「자장면이 맞아요, 잠봉은?」이라는 책을 냈다.
방송인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는 바른 언어 사용이라고 강조하는 KBS 김상준아나운서, MBC 강재형 아나운서, 개그맨 정재환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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