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닉슨 전 미 대통령은 당초 측근중 정보 기밀 누출자를 찾아낼 목적으로 백악관내에 비밀 도청장치를 설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장치는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몰린 닉슨 자신의 목을 날린 결정적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5일 미 국립문서보관소가 공개한 백악관 도청 테이프에 따르면 1971년 2월16일 닉슨은 오벌룸 집무실에서 『어때, 이곳에 작동이 잘되냐』고 말했다. 도청장치를 첫 설치한후 밖에서 감청하는 알렉산더 버터필드 보좌관에게 물어본 말이다. 그러나 녹음장치 성능이 안 좋은 듯 곳곳에 잡음이 들렸다. 닉슨은 『(이 장치의) 목적은 가능한 누출을 알기 위한 것이네』고 말했다. 『잘 알겠습니다, 각하』버터필드는 답했다. 닉슨은 당시 민감한 이슈로서 기밀사항이던 베트남전 참전 과정 등이 뉴욕타임스 등 언론에 대대적으로 누설되는 데 대해 대노하고 있었다. 특히 그는 안보보좌관이던 헨리 키신저를 기밀 누설자로 의심하고 있는 처지였다. 닉슨은 이 장치의 목소리 작동 방식 등에 대해 알아본 후 『몇 명이 이를 아느냐』고 물었다. 『각하와 저, 비서실장외 5명뿐 입니다』고 버터필드는 대답했다. 그러나 2년후 도청장치의 존재가 백일하에 드러나며 백악관 도청 테이프는 닉슨이 불명예 퇴진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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