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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느새 과소비 확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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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느새 과소비 확산 걱정

입력
1999.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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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가 걱정된다. 실물경제 회복세를 훨씬 웃도는 소비증가세가 갈 수록 심해지고 있다. 과소비 현상의 확산은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자극하고 국제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계층간 위화감을 심화시켜 IMF체제로부터의 탈출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여름 휴가철인 지난 7~8월 해외여행(유학·연수 포함) 경비로 나간 돈이 1조원을 넘어섰다. 7월 4억610만달러, 8월 4억3,550만달러등 두달동안 8억4,160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7% 늘었다. 월중 해외여행경비가 4억달러를 넘은 것은 IMF체제 진입후 처음이다.

또 이 기간중 출국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배인 90만명에 육박했다. 소득이 증가하고 취업에 외국어 실력이 필수적이라고는 하지만 사치성·외유성 출국이 급증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난 여름 골프나 휴가를 외국에서 즐기려는 사람들 때문에 비행기표를 못구해 발을 굴렀던 비즈니스맨들이 많았던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9월중 수입은 101억5,000만달러로 증가율은 51개월만에 40%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120억1,000만달러로 11.8% 증가에 그쳤다.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우리의 경제구조상 국내경기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비교시점인 지난해 수입규모가 너무 적은데 따른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또 원유가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도 한 몫을 했다.

문제는 수입의 내용이다. 지난달 소비재 수입증가율은 59.8%로 원자재의 40.7%를 크게 뛰어넘었다. 신발 화장품등 비내구재 소비재는 102%, 승용차 TV 운동용기구등 내구재 소비재는 107% 각각 증가했다. 그래서인지 일부 백화점은 고급 외제 화장품과 의류등의 매장을 전면 배치하는등 내부 구조를 변경하기도 했다. 소비는 IMF체제 이전의 수준을 이미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국내경제 상황은 아직 IMF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실업률이 지난 8월 5%대로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62만명으로 추정되는 구직포기자를 포함하면 8.3%로 높아지고 일용 및 임시근로자까지 계산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얼마전 국무조정실은 아직도 5,800명의 노숙자들이 거리를 헤매고 있으며 이들중 30, 40대가 70%라고 밝혔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IMF체제 초기 극심한 불황 타개를 위해 소비가 미덕이라던 때도 있었지만 그런 시기는 이미 지났다. 여유있는 계층일 수록 자제가 필요하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는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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