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은 많은데 살 사람이 없다』대우 채권단이 당초 대우자동차에 합병키로 했던 쌍용자동차를 계열 분리 후 제3자에 매각키로 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의 매각 또는 M&A(인수합병)가 또다시 얽히고 있다. 업계는 쌍용차 분리 매각결정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삼성차 매각및 대우과 GM의 제휴 등 향후 자동차산업 재편 구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쌍용차 분리 배경에 대해 채권단의 관계자는 『상장회사인 쌍용차와 비상장사인 대우차를 통합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쌍용차를 독자 회생시킨후 매각하는 것이 대우자동차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및 GM과의 전략적 제휴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직 원매자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지난해 연말기준으로 부채가 2조7,000억원에 달해 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법정관리 상태인 삼성자동차와 해외매각을 추진중인 대우자동차 상용차부문 등 「매물 홍수」 속에 해외자동차 업체가 이들 부실덩어리들을 쉽게 인수할지 의문이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수년째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 오히려 헐값 매각과 제살깎아먹기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쌍용차 독자회생 및 매각 방침이 나오자 이달부터 시작될 삼성차 부산공장 정상가동과 연결, 삼성차가 쌍용차를 인수하는 이른바 「역빅딜」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재계의 고위 관계자는 『삼성차를 인수할 외국업체에 쌍용차도 함께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삼성차 부산공장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해외 인수업체를 위한 「당근」으로 쌍용차를 활용하는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쌍용차가 무쏘와 코란도 이스타나 등 다목적차량의 호황을 타고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채권단이 부채를 어느정도 탕감해주면 제3자 매각을 통해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수입자동차업계에서는 체어맨 등 그동안 쌍용자동차와 기술제휴를 했던 다임러 크라이슬러사의 인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놓고있다. 쌍용차의 분리가 대우자동차 회생과 삼성자동차매각의 물고를 동시에 터주는 「윈-윈 전략」이 될지, 두 가지 모두 어렵게 만드는 천덕꾸러기가 될지에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