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동 현대아파트 28평에 사는 주부 송명진(32)씨는 요즘 가계부를 적을 때마다 손이 떨린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5달러까지 치솟아 기름값과 가스료는 물론 겨울 난방비가 걱정되기 때문이다.휘발유는 올들어 4번이나 올라 리터당 1,260원으로 급등했다. 가정에서 쓰는 취사및 난방용 도시가스료도 10월들어 6.8%, 프로판가스는 25.9%, 차량용 LPG는 38%나 각각 상승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각 가정에서 10%의 에너지 절감시 총 8,085억원을 절약할 수 있으며, 가정마다 60W 백열등 하나를 전구식 형광등으로 바꾸면 모두 804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모든 국민과 기업이 에너지를 10%만 줄이면 96년 우리나라의 컬러TV 수출금액과 비슷한 연간 20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김홍경(金弘經)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에너지소비증가율은 세계8위, 에너지소비량은 10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석유소비량은 세계4위로 우리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주부들부터 솔선수범하는 범국민적인 에너지절약분위기 확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유가시대에 절전(節電)및 절수(節水) 절유(節油) 등 3절(節)묘책은 뭘까.
송씨는 최근 한국에너지관리공단의 자문을 받아 3절운동에 착수, 월 관리비를 종전의 10만7,263원에서 7만3,962원으로 31%나 줄이는데 성공했다.
절전방법으로 TV, VCR, 오디오, 전자렌지 등의 전기제품은 사용하지 않을 경우 플러그 뽑기, 전기밥솥대신 가스압력밥솥으로 밥하기, 백열전등을 전구식 형광등으로 교체하기 등의 알뜰작전에 나선 것. 세탁물과 전기다리미는 옷감을 한데 모아 사용하도록 노력했다. 와이셔츠의 경우 3분의 2만 다리고, 손수건 등 얇고 가벼운 것은 전기다리미의 잔열을 이용했다. 전력소모가 많은 전기가습기는 창고에 넣어두고, 옷말리기로 가습기를 대체했다.
이렇게 절약한 게 3만2,385원. 종전보다 무려 36%나 절감할 수 있었다.
도시가스도 가스렌지 불꽃을 10% 약하게 해서 조리하고, 조리기구는 가급적 바닥이 넓은 것을 사용했다. 급탕에너지의 경우 세면용 물은 종전보다 반만 쓰고, 샤워와 세면기물, 싱크대 세척수 등의 온수온도를 낮게 했다. 도시가스와 급탕에너지가 2만2,298원 줄었다.
수도물은 허드렛물을 화장실및 화분용으로 재사용하고, 변기물은 폐플라스틱 물병을 한개 넣어 줄이는 방법으로 5,400원의 절감효과를 거뒀다.
송씨는 이밖에도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 승용차는 가급적 가족의 이동시나 불가피한 상황에만 사용하고, 남편의 양복주머니엔 지하철카드를 매달 넣어주고 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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