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홍석현 사장과 보광그룹 탈세수사를 지난 대선때 이회창(李會昌)후보를 지지한데 따른 현 정권의 보복적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국민회의 최재승(崔在昇)의원이 4일 입수,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최근 국제언론인협회(IPI)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보낸 서신에서도 『1997년 12월 대선당시 홍씨가 사장 겸 발행인으로 있는 중앙일보는 김대중(金大中)씨에게 패배한 이회창후보를 지지했으며, 김대통령은 홍씨의 이같은 「죄악」을 쉽게 잊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돼 있다.
그렇다면 당시 중앙일보의 보도태도는 어떠했을까.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이 발행하는 주간 언론비평지 「미디어 오늘」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97년 11월초부터 「이회창 살리기」 「YS-DJ 밀약보도 의도적 부풀리기」 「편파보도 노골적」 「잇따르는 편파시비」 「특정후보 키우기」 등의 제목으로 거의 매주 중앙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의 대선보도를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
특히 12월10일자에는 중앙의 대선보도를 집중 분석하면서 『중앙일보는 이미 10월부터 반DJP연합 구축을 주장한 뒤, 이의 구심점으로 이회창후보가 어떠냐는 내용의 칼럼을 잇따라 게재했다』며 『중앙일보의 「친이회창」 경향은 「반김대중·이인제」보도로 구체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구체적인 예로 11월10일자 「이회창 지지율 11월 대약진, 김대중·이인제 주춤」이라는 기사를 들고 『이회창후보의 지지율이 낮게 나왔을 때는 보도하지 않다가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뒤늦게 보도했다』고 설명을 달았다.
중앙일보의 이같은 보도태도는 결국 전체 언론의 문제로 비화, 각 정당에 출입하는 정치부기자 103명이 「공정보도」결의를 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기자들은 결의문에서 『최근 중앙일보의 대선보도는 비이성적인 것으로 언론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지키지 못한 것』이라며 『언론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오만과 독선을 갖거나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한다면 더이상 언론과 이 나라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기자협회가 「중앙일보를 한나라당 기관지로 만들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는 등 언론단체들의 편파보도 비난 성명도 잇따랐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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