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한 언론사 사장의 구속같은 놀라운 뉴스가 쏟아지는데다, 『언제는 국정감사로 나라가 달라졌나?』하는 냉소주의가 만연한 탓인가, 국정감사에 관심있는 이가 드물다. 그러나 의원들은 어느 때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선거가 코 앞인데다 시민 사회단체들이 그 날 그 날 감사에 나선 의원들의 성적표를 공개하고 있으니 말이다.18일에 끝날 이번 감사에서 4일현재 언론, 시민 사회단체들이 높이 평가한 의원은 10여 명이다. 이름을 들자면 국민회의의 김영환, 이성재, 신기남, 최재승의원과 한나라당의 김영선, 김홍신, 박종웅, 이규택, 최연희의원이다. 감사가 진행되면 이들처럼 좋은 평가를 받게 될 의원 수는 늘어날 것이다. 또 몇 의원은 불명예스럽게「퇴출감 의원」으로 지목받을 것이다.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따르면 「퇴출감 의원」은 무엇보다 평가를 거부하는 의원, 감사시간에조차 지각하는 게으른 의원이다. 그런 기준에 동조하면서 한 가지 기준을 덧붙여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보화가 되어 있는 의원인가 하는 기준이다.
다들 미래는 정보화시대라고들 말한다. 자원은 부족하나 인력은 뛰어난 우리나라의 미래는 정보화여부에 달려 있다고도 한다. 정보화에 이르는 길은 여러갈래겠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을 모르면 그 길에 이를 수 없다고 누구나 믿는다. 『인터넷을 모르는 중역은 퇴출감』이라는 말이 기업에는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그런데 이상할 만큼 우리 정치계는 정보화마인드를 갖추고 있지 않다.
국회사이트(assembly.go.kr)를 살펴 보니 호평을 받은 의원 10여명 중에서도 개인사이트를 가진 의원은 3명에 불과하다. 김홍신 이규택의원도 홈페이지가 없다. 전체 의원 299명 중 홈페이지가 있는 의원은 3분의 1에 못 미치는 90명에 불과하다.
의원들은 홈페이지를 의정활동과 연구중인 정책을 홍보하는 게시판, 지지자들을 조직하는 도구, 후원회 창구로 이용할 수 있음을 모르는 것일까. 정치마케팅에는 TV가 최고라고만 생각한다면 시대에 뒤진 정치인이다. 올 뉴헴프셔 예선에서 의외로 선전한 포브스는 지지자들의 모든 이메일주소를 확보하고 있다. 고어는 아이들만을 위한 하위항목을 만들었고 부시는 사이트를 통해 후원회비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정치컨설턴트라는 직업까지 생긴 시대이다. 앞으로 유권자들은 사이트로 의원들의 정치마케팅성적표를 매길지도 모른다.
박금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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