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시] 청진동 재개발 '뜨거운 감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시] 청진동 재개발 '뜨거운 감자'

입력
1999.10.04 00:00
0 0

일률적인 도심재개발은 과연 타당한 것인가. 「해장국집 거리」로 불려지는 서울 종로구 청진동 140의 621일대 재개발 계획을 놓고 주민과 관할 구청이 팽팽히 대립하는 등 도심재개발 계획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종로구는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고층·고밀도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주민들은 사업성이 적고 비현실적이라며 계획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도시계획 전문가와 시민단체들도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지역에 고밀도로 개발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구청계획 종로구는 청진동 17개지구(교보문고에서 제일은행 본점 지역)에 2002년 착공을 목표로 재개발 계획안을 수립해 놓고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2만3,580여평 규모의 대지에 18~24층의 고층건물 19개동이 들어서게 돼 있다. 각 건물의 지하층을 연결시켜 지상에 나오지 않아도 인근 지하철역에 도달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지하에 청진동 명물인 20여개의 해장국집들을 이전시켜 지역 특성을 살려나간다는 방침도 포함시켰다.

■주민입장 재개발 주민단체는 최근 정부고충처리위원회와 서울시의회에 재개발계획을 반대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지주 226명중 86.3%인 195명이 구측의 일방적인 재개발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며 개별적으로 저층위주의 자력개발을 희망했다. 이들은 비효율적인 재개발 방식보다는 고유의 음식·문화거리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의견 낙후된 지역의 재개발이라는 원칙론에는 동의하면서도 역사·문화가치가 뛰어난 지역의 경우 지역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 도시개발 관련 위원회의 한 심의위원은 『도심재개발은 무엇보다 주민의견이 우선시 돼야한다』면서 『청진동의 경우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발되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한 연구원도 『재개발 정책은 해당 구역의 특성을 살리는 측면이 구체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반응 한 목소리로 밀어붙이기식 재개발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경실련 김병수(金兵洙) 도시계획부장은 『도심재개발을 추진할 때 개발주체와 업체들외에도 그 지역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의 편의성도 고려돼야 한다』면서 『청진동지역도 많은 시민들이 희망하는 쪽으로 계획안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수(金仁洙·38·회사원)씨도 『관계당국의 무조건적인 재개발 계획추진으로 서울시의 옛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그나마 과거 모습을 담고 있는 청진동마저 고층빌딩군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은 행정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문제점 시의 4대문안 도심재개발 계획에 따르면 청진동 개발은 지역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하게 돼있다. 그러나 기존 계획안에는 지역 명물인 해장국집들을 지하상가로 이전, 조성하는 항목말고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구 관계자도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과거의 지역특성을 보존한다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밝힐 정도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