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나 지하철을 타면 큰 목소리로 자신이 믿는 신앙을 강권하는 「길거리선교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적극적인 신앙의 실천자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종교의 자유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탈자들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엄밀히 이야기하면 길거리 선교는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윤리에 관한 문제이다. 실상 종교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길거리선교」를 하는 사람들은 퍽 순수한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순수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을 합리화할 수 없으며 이것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다는 의미이다. 한국사회는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는데 종교적인 측면에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길거리선교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종교계가 먼저 나서서 이들이 성숙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 성숙에는 신앙의 자유와 포교의 자유를 구분할 줄 아는 지혜까지 포함되어 있다. /정진홍교수·서울대 종교학과
▶기독교인으로서 「믿으면 천당, 안 믿으면 지옥」이라는 이들의 주장은 진실이라고 믿는다. 다만 방법은 좀 걱정스럽다. 소리치며 신앙을 강권하는 사람들은 믿는 이들에게조차 곤혹스러우니 안 믿는 이들에게는 혐오감을 줄 수도 있다. 성서적으로 기독교 초기, 일반인들이 기독교를 전혀 모를 때는 교리의 핵심을 일러주는 이런 선교가 의미가 있었으나 기독교의 교리내용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선행을 통한 선교가 바람직하다. /익명을 요구한 목사
▶그들이 자신만을 위해서 선교활동을 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거리 선교자들을 사이비라고 말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그들은 때로 겁없고 미련해 보이지만 지나치지만 않다면 그들의 용기를 이해해야한다. /jumpcut·유니텔
▶ 길거리 선교자들은 종교의 이름을 빌려 초자연적인 힘을 발산하려는 사람들에 불과하다. 그들은 신앙의 전파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양희연·경희대 한의학과
▶길거리 선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들의 방법이 썩 좋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자신들이 아는 진리를 전하려고 애쓰는 용기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BOK096·천리안
▶나도 기독교신자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내가 믿는 신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길거리 선교인들은 남의 자유를 뺏는 광신도로 평하고 싶다. 그들의 포교활동은 확신하건데 단연코 「자기구원」을 위한 시늉이다. 그들은 종교에 의지해 내세를 기약하는 불쌍한 사람들이다. /KIMHY2·천리안 ▶선교 또는 전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믿지 않을 자유」가 있는 것처럼 「믿을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믿는 사람에게는 「복음 전파의 의무」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만 주지 않는다면 괜찮다. /Snowa·유니텔
▶신앙은 자기 성찰의 기회이다. 자기만의 신앙으로 다른 사람들의 혐오감을 유발하는 것은 기본적인 신앙인의 자세를 망각한 것이다. 타인에 대한 신앙강요가 아니라 자기반성 형태의 신앙이어야한다. /호진짱·유니텔
◆다음주 주제는 「아동의 친권은 부모에게만 있는가」입니다. 자녀 문제는 부모가 책임지는 것이므로 아동의 친권은 전적으로 부모에 속해야 합니까. 늘어나는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법이 좀더 쉽게 부모의 친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까. 당신의 생각을 원고지 1-2매 내외로 보내주십시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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