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고연방의 정국이 심상찮다. 코소보사태이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경찰이 무력을 사용, 이틀째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지난달 30일 4만여명의 시위대가 베오그라드의 신·구도시를 가르는 교량을 지나려하자 300여명의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며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23명이 부상했다. 전날에도 3만여명의 시위대가 대통령궁이 있는 데딘제로 향하려다 물대포와 무장차량을 앞세운 수백명의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야당 당료 13명과 CNN 카메라맨 등 60여명이 다쳤다.
야당 연합체인 「변화를 위한 동맹」이 지난달 21일부터 주도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베오그라드외의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전개되고 있다. 이날 제2의 도시인 북부의 노비 사드와 남부의 니스에서도 1만~2만명이 시위를 벌였고, 차차크, 솜보르, 우지체, 크랄예보 등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밀로셰비치 퇴진을 촉구했다.
이 동맹은 경찰의 무력사용을 비난하면서 밀로셰비치의 독재체제가 종식될 때까지 매일 시위를 벌이기로 하는 등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그동안 분열상을 보였던 야당 지도자들은 이날 모여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끝까지 (시위를)계속할 것』을 다짐했다. 이에 대해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경찰의 무력 사용을 미루어 강경 맞대응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제사회도 유고정부의 무력사용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베오그라드 당국은 폭력을 중단하고, 시민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