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사가 국제 건설입찰을 실시하면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심사 규정의 일부 항목을 누락, 입찰 자격이 없는 업체들이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이들 중 일부 업체는 수백억원대 공사를 낙찰받은 것으로 29일 밝혀져 주공 관련자와 업체들간의 비리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국회 건설교통위 송현섭(宋鉉燮·국민회의)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97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건설공사 47건에 대해 국제입찰을 실시한 주택공사가 945개 업체에 대해 입찰 참가자격 사전 심사(PQ심사)를 하면서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건설재해 항목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의원은 『이에따라 10개 공사, 12개 공구에서 건설재해 항목을 반영시켰을 경우 입찰 자격을 얻지 못할 17개 업체가 23차례나 입찰 참가 적격업체로 선정돼 입찰에 참여하는 부당한 혜택을 받은 반면 8개 업체는 이들 때문에 참가 자격이 있음에도 부당하게 입찰 참가 자격을 얻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동재해 항목을 반영했을 경우 입찰참가 부적격업체로 판명됐을 삼익건설은 광명철산 주거환경 개선 아파트 건설공사 1공구(451억6,500만원규모)에서, 한국종합건설은 인천 삼산아파트 건설공사 6공구(215억6,500만원규모)에서 각각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주택공사가 송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입찰 참가의 부당한 혜택을 받은 업체는 삼익건설 한국종합건설과 함께 한보건설 건영종합건설 (주)동신 신화건설 신일건업 경향건설 우정건설 (주)신한 요진산업 월드건설 삼익주택 (주)대호 한신공영 벽산건설 천지산업 등이다.
송의원은 『이처럼 PQ심사가 잘못 이뤄진 10개 공사, 12개 공구의 건설가액 규모는 모두 3,126억8,100만원에 이른다』면서 『주택공사는 이런 사실을 적발한 뒤에도 관련 직원들에게 주의조치를 내렸을 뿐 감사원의 조치요구가 없었다는 이유로 재입찰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의원측은 『주공 관련 직원이 문제의 10개 공사 입찰 사전심사를 하면서 노동부가 PQ심사의 신인도분야에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한 「건설재해」 점수를 모두 0점으로 처리한 것은 특정 업체를 봐주기 위해 고의로 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관련자들과 업체간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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