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바라보는 늦깎이 벤처기업가가 제약분야의 다국적 기업인 독일 바이엘사의 한국현지공장을 인수했다.신약개발 신생벤처기업인 씨트리㈜(대표 김완주·金完柱·58)는 바이엘사의 경기 남양주 제약공장을 인수, 제약시장에 진출한다고 29일 밝혔다.
바이엘사는 씨트리와 신약을 공동개발하는 조건에 시가 100억원을 호가하는 남양주공장의 생산시설과 인력, 운영기술 일체를 파격적으로 싼 가격에 넘겼다. 김사장은 『매각조건은 양사가 밝히지 않기로 했다』면서 『인수조건은 깜짝 놀랄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씨트리는 올해초 바이엘사가 높은 임금과 노사분규로 한국공장 철수를 확정짓자 곧바로 인수를 제안, 협상 5개월만에 매각이 성사됐다. 회사를 만든지 불과 1년여밖에 되지 않은 신생회사가 유력 제약회사를 따돌리고 바이엘사의 한국현지공장을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때문.
바이엘사가 관심을 보인 분야는 씨트리가 갖고 있는 세계 최고수준의 「리포솜」기술. 리포솜이란 주사제로 만들기 어려운 약을 쉽게 주사제로 만들 수 있게 해주거나 항암제의 부작용이 몸전체에 퍼지지 않고 암세포에만 달라붙게 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신약을 빠른 속도로 개발할 수 있게 해 세계적 제약회사들의 최대 관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김박사가 대학교수와 정부출연연구소, 기업체(한미약품부사장)를 거쳐 창업에 나선 것은 평생 연구한 신약기술에 대한 확신에서였다. 항암제와 치매치료제개발을 위한 리포좀에 이어 조류(鳥類) 알의 항체를 이용, 감기약을 만드는 작업에 한창이다. 또 녹차에서 추출한 「베타카루틴」이란 항체를 이용한 항암제개발도 막바지단계다.
20여명의 생명공학전문가들과 연구에만 매달려온 김사장은 『내년부터 제약생산에 착수, 자체 개발한 신약생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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