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판교톨게이트 통행료 징수에 반발하는 분당주민들이 29일 오전 출근시간대에 통행료 거부 운동을 벌이면서 톨게이트 일대에서 극심한 체증이 빚어졌다.또 톨게이트에 차단기를 설치하고 통행료를 내지 않은 차량의 통과를 저지하는 도로공사직원들과 주민들간에 말다툼과 몸싸움이 벌어져 이 일대는 한때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도로공사측은 이날 직원 100여명을 동원, 통행료를 내지 않은 차량을 몸으로 막고 나섰으며 판교통행료폐지추진위원회(회장 남효응·南孝應) 등 분당지역 7개 사회단체 회원 100여명은 「판교통행료 납부거부」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전경 2개중대 100여명을 배치했다.
이날 아침 분당에서 판교톨게이트로 가는 길은 오전 6시30분께부터 통행료를 거부하는 차량들이 늘면서 정체현상이 빚어지기 시작해 차량 수백대가 1㎞에 걸쳐 늘어서는 등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때문에 평소 10분이면 통과할 수있던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는데 30~40분이 소요됐으며 일부 주민은 고속도로 대신 인근 수서 및 내곡 고속화도로로 우회하는 바람에 주변 도로 역시 심한 체증이 발생했다.
요금징수 과정에서 한 주민이 돈이 없다고 버티자 도로공사 직원이 통행료 1,100원을 빌려주기도 했으며 한 운전자가 500만원짜리 수표를 내자 즉석에서 1만원권 499장과 8,900원을 거슬러주기도 하는 등 해프닝이 벌어졌다. 또 통행료 거부차량의 통행을 도로공사직원들이 몸으로 저지하자 일부 주민은 경적을 울리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주민 안승준(安勝焌·33·분당구 구미동)씨는 『도로공사가 임의로 요금을 올리면 국민들이 말없이 돈을 낼 것으로 생각하지만 부당한 요금징수는 개선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요금징수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중부지역본부 이제원(李帝元·47)영업부장은 『이날 통행료 납부를 거부한 차량이 50여대에 이르지만 직원들이 몸으로 저지, 통행료를 내지 않은 차량은 한대도 없었다』며 『유료도로인 고속도로에 진입하고도 돈을 내지 않는 것은 현행범과 다름없어 끝까지 요금을 징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판교통행료폐지추진위원회측은 『이날 통행료거부운동으로 분당주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표시했다고 판단, 당초 30일까지로 예정했던 통행료 거부운동을 취소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동부환경운동협의회(회장 김재환)는 강동대교(구리_판교고속도로구간)주변에 있는 구리·토평 2개소의 톨게이트 폐쇄를 위한 범시민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협의회는 30일부터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구리토평톨게이트를 즉각 폐쇄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포스터 4,000여장을 경기도내 동부지역 곳곳에 붙이고 같은 내용의 전단 10만여장을 통과차량 운전자들에게 배포하기로 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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