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 시대의 새로운 흐름 가운데 하나는 전자상거래의 확산이다. 전자상거래는 세계 경제질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면서 무역·기업간 교역에 일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디지털 경제시대의 주인공은 역시 돈. 그런데 뉴밀레니엄을 앞두고 돈이 변하고 있다. 신용장과 대금결제를 통해 거머쥐던 지금의 달러, 엔, 원과 같은 화폐는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돈으로 바뀌게 된다. 이른바 「사이버캐시」(전자화폐)의 등장이다.
2008년, 대기업 임원인 K모씨(52). 그는 생활비와 학비를 보내달라는 미국에 있는 딸의 E메일을 받아보고는 바로 자신의 전자지갑을 꺼내든다. 전자지갑은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K씨만의 전용 금고. 조금 넉넉하게 쓰라고 이번에는 1,800달러를 딸의 전자지갑으로 이체했다. 『조금만 참고 열심히 하거라…』라는 E메일도 잊지 않는다. 이같은 풍경이 일상화할 날도 멀지 않았다.
미 사이버캐시사는 『2005년께면 전자화폐는 모든 상거래와 개인거래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월급을 은행 온라인이 아닌 전자지갑 속으로 보내고 기업간 거래도 전자화폐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국가간 교역도 마찬가지.
보이지 않는 전자화폐의 등장은 은행의 풍속도를 바꿔놓을 전망이다. 지점 여직원이 입·출금업무를 보는 모습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영업무대는 전자지갑이 널려있는 가상공간으로 옮겨지게 된다.
개인의 적금과 예금, 공과금 납부 등의 일도 이제는 전자지갑을 중심으로 가상의 공간에서 눈깜짝하는 순간에 이뤄지게 될 것이다. 문제는 전자화폐가 진짜인지, 도둑이나 소매치기가 전자지갑 속의 돈을 훔쳐갈 가능성은 없는지 하는 보안문제. 한국정보인증 이정욱사장은 『이제는 누가 전세계 전자화폐를 많이 끌어 모으느냐가 국부(國富)를 결정짓는 날이 올 것』이라며 『문제는 전자화폐에 대한 공신력있는 인증』이라고
말했다. 김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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