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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보험파문' 착찹함과 의구심의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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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보험파문' 착찹함과 의구심의 분위기

입력
1999.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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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 부인의 거액보험 유치 파문을 바라보는 청와대는 착잡함과 의구심으로 민감한 분위기다. 『김실장이 주변 관리를 잘못했다』는 자성론과 함께 『어떻게 보험가입자의 명단과 액수가 정확하게 흘러나갈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팽배해 있다.더욱이 옷사건에 연루됐던 김태정(金泰政)전법무·강인덕(康仁德)전통일장관 김정길(金正吉)청와대 정무수석 부인들, 천용택(千容宅)국정원장 임창렬(林昌烈)경기지사 이무영(李茂永)서울지방경찰청장 부인들도 거액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나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청와대 관계자들은 『잘한 것은 아니지만…』이라면서도 『재벌개혁이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고, 탈세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이런 폭로가 터지다니…』라며 의혹어린 표정들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엄청난 음모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김실장의 경우를 놓고 한 얘기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그런 기류가 있다는 얘기』라고 「음모론」의 농도를 희석시켰다. 하지만 그는 『모 경제단체 산하의 한 연구소가 정부의 재벌정책을 줄기차게 비난하고 연예인까지 동원, 반대논리를 전파하겠다고 한다더라』면서 『어떤 경우든 재벌개혁은 멈추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같은 의구심은 자연스럽게 「자기 관리론」으로 이어진다. 역대 정권에서 번번히 실패했던 재벌개혁을 완수하려면, 여권 실세들이 오해 소지가 있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고위인사는 『김실장은 과거 야당시절 피눈물 나는 고초를 겪었다』고 동정을 표시하면서도 『그러나 그럴수록 초심을 잃지 말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김실장은 부인이 25년 동안 해왔던 삼성생명 보험대리점 사장을 물러났지만 스스로 자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나 당의 고위인사들은 김실장의 거취에 대해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김실장 주변에서는 『대통령과 당에 누가 된다면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번 일에 아무 말을 하지않고 있지만 당무보고 등 적당한 기회를 잡아 고위인사들의 청빈과 엄격한 생활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김실장 부인이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억척스럽게 보험 일을 해온데 대해 애틋한 심정을 갖고 있지만,「공(公)은 공이고, 사(私)는 사」라는 게 청와대내 공론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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