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의대 이전 빈땅 활용해야서울대가 캠퍼스내 울창한 수림지대 1만여평을 깍아 농·수의대 이전 부지로 조성하려고 하자 서울시가 관악산 경관훼손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대가 요청한 건축협의(공공기관간 일종의 건축허가)에서 농·수의대 이전 예정 부지를 개발할 경우 산림을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며 캠퍼스내 다른 빈터를 활용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대는 올해 초와 지난해 말 각각 후문 쪽 해발 170㎙의 국수봉 아래자락에 6,000평 규모로 농업 생명과학대 건물(11층 1동)을 짓고, 정문 쪽 체육관 뒤편 수림 3,962평에 수의과대 건물(10층 1동)을 세우겠다며 건축협의를 요청해 왔다. 수원에 있는 농·수의대를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시는 농업생명과학대의 경우 테니스장 1만3,000여평을 활용, 건립토록 권고하고 수의대 예정 부지는 체육관 주변 공터로 이전하거나, 현재의 절반규모로 축소·조정토록 제시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대가 무분별한 고층건물 신축으로 관악산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 마당에 산허리를 깍아 부지를 마련하겠다는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측은 『대학을 육성·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부지 확장이 불가피한데다, 다른 대체 부지도 마땅치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다음달 초 서울시와의 2차 회의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대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관악산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대표 이후용·李厚容)은 최근 주민 6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농·수의대 이전에 따른 산림훼손을 막아달라는 진정서를 건교부에 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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