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발전설비와 선박용엔진을 한국중공업에 이관하는 발전부문의 대규모사업교환(빅딜)이 사실상 타결됐다.정덕구(鄭德龜)산자부장관은 28일 과천청사에서 발전빅딜을 중재하는 손병두(孫炳斗)전경련부회장과 만나 빅딜타결을 이달중 완료하도록 독려했다.
하지만 대산유화단지의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을 통합하는 유화빅딜은 미쓰이의 투자제안서를 둘러싼 이견으로 연내 통합법인 출범목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정부, 발전빅딜 9월말 타결목표 독려
발전설비 빅딜은 정부와 전경련의 중재노력이 주효, 이르면 이달말께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과 삼성중의 최고경영진은 이날 정산자부장관과 손부회장의 회동에 앞서 만나 그동안 강력히 반발해온 발전설비와 선박용엔진에 대한 제3평가기관의 자산평가를 수용키로 의견을 모았다.
삼성중공업 이해규(李海揆)사장은 18일 제3평가기관이 자사의 자산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600억원, 삼성측은 2,500억원주장)했다며 HSBC를 대상으로 서울지법에 소송(평가기관 계약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는 등 불만을 표시했으나 조만간 이를 취하키로 했다. 삼성중은 연초 HSBC, 현대중은 UBS, 한국중은 CSFB를 각각 제3평가기관으로 선정하고 평가결과에 승복키로 합의했으나 삼성중의 소송제기로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산자부 홍기두(洪起斗) 산업기계과장은 『발전빅딜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자산양수도가액을 둘러싼 3사간 쟁점이 해소돼 양수도계약서에 사인하는 최종단계에 와 있다』면서 『이달말 주식양수도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자부는 발전빅딜이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10월중 한중의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갈길 먼 유화 빅딜
유화빅딜은 마무리단계에 발전빅딜과는 달리 게걸음을 하고 있다. 외자유치선인 미쓰이컨소시엄의 투자제안서를 놓고 업체간 이해가 상충, 채권단의 출자전환 불투명으로 연내 통합법인 출범목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미쓰이측은 지난달 20일 삼성-현대 대산유화단지의 통합법인에 지분출자 5,100억원(25%)을 출자하고 일본수출입은행으로부터 산업은행을 통한 전대차관형식으로 1조5,000억원을 융자해주는 대신 통합법인의 수출영업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채권금융기관이 미쓰이의 투자제안서에 대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대림산업 등 다른 유화업체들도 미쓰이에게 통합법인의 수출권을 부여할 경우 국내유화산업이 일본에 종속된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것도 변수. 이같은 갈등으로 당초 9월말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했던 유화빅딜협상은 물건너 갔으며 연내 통합법인 설립도 불투명해졌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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