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서울시민과 애환을 같이해 온 버스토큰이 역사속으로 완전히 모습을 감춘다. 지난 4월 토큰공급을 중단한 서울시는 예고대로 다음달 1일부터 토큰제를 전면 페지하고 현금과 버스카드로만 운임을 받기로 했다.1일 이후는 토큰으로는 버스승차가 불가능하므로 이달 30일까지 사용해야 한다. 단 현금교환은 11월말까지 계속된다.
현재 통용중인 500원짜리 토큰은 모두 1억6,250만개로 판매가 중단된 4월이후 1억750만개가 회수됐다. 유효기간을 불과 이틀앞둔 시점에서 66.2%의 저조한 회수율에 그치고 있는 것은 20년이 넘게 사용되다 보니 유실된 양이 많은데다 각 가정에 방치된 토큰도 상당량에 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버스토큰이 처음 등장한 것은 77년 12월1일. 개당 제작단가가 양백색(학생용)은 25원, 황동색(일반용)은 35원이 들었다. 이후 97년 버스요금을 인상하면서 황동색 토큰을 대체하는 구리색 토큰이 나와 출·퇴근길 만원버스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액면가 40원(일반용기준)에서 시작해 지금의 500원으로 가격이 오르기까지 토큰에 얽힌 사연도 적지않다.
거의 매년 버스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판매상들이 요금인상전에 토큰을 수천개씩 매점한 뒤 오른 값으로 판매하기도 했고, 일부 시민들도 미리 수백개를 매입해 쌓아 놓고 사용하기도 했다.
버스요금이 올라도 토큰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97년에 나온 구리색 토큰은 이런 폐단을 막아보기 위한 일종의 「화폐개혁」이었다.
토큰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강남 미아 영등포 신촌 등 4개사무소에서 교환할 수 있으며 회수된 토큰은 모두 산업재료로 재활용된다. 토큰을 대신할 버스카드는 정류소인근 판매소에서 구입할 수있으며 현재 766만개(보급률 40%)가 보급돼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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