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장기 침체를 맞고 있다.코스닥시장은 28일 코스닥지수가 170선마저 무너지면서 7월 중순이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주도주로 자리잡고 있던 반도체 관련주도 하락세를 면치 못해 반등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거래소시장의 약세 등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냉각, 개인들은 이날 투매에 가까운 매도세로 보였다.
특히 올초 코스닥 열풍을 이끈 벤처기업들의 지수는 전일 심리적 지지선인 190선이 무너진데 이어 이날은 10포인트나 추가 하락, 5월27일 이후 가장 낮은 지수를 기록했다. 조만간 코스닥 지수와의 조우마저 예상되고 있다. 벤처기업중 고가주를 형성해온 골드뱅크 등의 주가도 내림세를 지속, 한때 코스닥의 「황제주」로 불린 한국정보통신주는 95만원에서 33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코스닥시장 시장팀은 『벤처업종의 거품논쟁이 계속되고 있으나 지금은 이런 논쟁조차 무의미하다』며 『체감지수는 공황단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터넷의 주식관련 사이트 등에는 『아직도 코스닥을 하느냐』는 말까지 쏟아지며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을 떠나고 있다. 이는 코스닥 시장이 그동안 상승세를 틈타 유무상증자, 전환사체발행 등으로 공급물량이 늘어나며 수급불안이 최악의 상황에 처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10월부터 연말까지 코스닥 등록을 위한 공모예정물량이 2조원에 육박, 물량압박은 가중될 예상이다. 시장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신규자금이 아닌 코스닥주식을 내다팔고 공모주 청약을 할 경우 코스닥 지수는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긍정적인 현상은 이달들어 투신권과 외국인들이 각각 700억원과 1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저가매수세도 유입되고 있는 점. 코스닥증권시장 강정호(姜玎鎬)사장은 『아틀란티스펀드 등 외국의 펀드들이 적극적인 투자의향을 밝혀왔다』며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의지가 강력한 만큼 조만간 회복세를 찾을 것』으로 말했다.
조만간 청와대에서 예정된 대통령과 벤처기업인들의 간담회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벤처기업 육성방안을 재차 밝힐 것으로 전해진 것도 긍정적인 요인. 이어 개최될 외국인투자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김대통령은 이를 재확인하고 투자를 적극 권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가 많다.
하지만 정부가 벤처기업 등의 육성의지와는 달리 투자자 보호등 후속조치에 안일하게 대처해 코스닥 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처한 만큼 정부의 추가조치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은 『개인의 매매비중이 90%를 넘고 있어 시장안정을 위해선 개인들의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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